진 교수는 20일 국민의힘 의원들과 국민의당 의원들의 의원모임인 '국민미래포럼'에서 '탈진실의 시대'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이날 포럼은 유승민계 전현직 의원들이 여의도에 연 '정치문화플랫폼' '하우스(How’s)’에서 진행됐다. 국민의힘 뿐 아니라 야권 전체를 향한 스피커를 켰다는 평가다.
이날 주제가 '탈진실'인만큼 강연은 정부여당에 대한 날선 비판에 초점이 맞춰졌다. 진 교수는 "민주당은 트럼프처럼 '대안적 사실', 가짜뉴스를 세워두고 그 대안세계에 국민을 이주시키고 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탈진실은 실제 일어난 일보다 개인적인 신념이나 감정이 여론 형성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치는 현상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 이후 자신의 취임식에 사람들이 모이지 않았는데도 "오바마때보다 많이 모였다"고 주장하면서 "이는 대안적 사실(Alternative Truth)"이라고 주장한데서 비롯된 개념이다.
진 교수는 이런 탈진실의 특성이 여권에서 발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에는 팩트는 인정하되 해석을 두고 양쪽이 싸웠다면 지금은 팩트 자체를 놓고 싸우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중들은 자기 입맛에 맞는 거짓말을 더 믿고 싶어하고 듣기 싫은 사실은 이것저것 따지기 힘들어 한다"는게 진 교수의 지적이다. 이러다보니 "듣기 좋은 허구를 원하는 대중에게 민주당이 원하는걸 제공"하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곽노현 교육감 후보가 후보단일화 조건으로 금품을 주고받았던 사건을 들며 "전통적으로 진보가 잘해왔던 비판하고 잘라내고 사과하는 것이 사라진 첫 사례"로 들었다.
이런 분석을 토대로 진 교수가 내놓은 야권의 재집권 플랜은 "새로운 프레임과 서사를 구성하라"는 것이다. 그는 "보수층은 경제 때문에 보수당을 지지하는게 아니다"면서 "보수를 지지하는데서 자부심을 느끼고 싶어 한다"고 분석했다. 또 중도층 확장 전략으로는 "비판만 하는게 아니라 대안을 내놓는 대안정당이 돼야 중도층이 민주당을 버릴때 찍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특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여권에 앞서 기본소득제를 의제로 띄운 것을 추켜세우며 "새로운 정보를 창출하라"고 조언했다. 유권자들로 하여금 "보수정당인데 이렇게 급진적인 혁신을 하네"라는 느낌을 받게 하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독일 사회민주당의 '하르츠 개혁'을 혁신의 사례로 들었다. 하르츠 개혁은 독일 내 진보 진영에 해당하는 사민당이 보수정당의제인 규제완화와 노동유연화를 들고 나온 것으로 정파를 넘는 혁신의 상징으로 불린다. 최근 김종인 위원장은 경제3법과 더불어 노동법 개혁을 구상중인데, 김 위원장이 독일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만큼 노동개혁의 모델이 하르츠 개혁에 토대를 둘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진 교수는 야권 혁신의 구체적인 방법론으로는 △공정과 정의를 세울 것 △통합의 리더십을 얘기할 것 △2030 좌절감 해결에 주력할 것을 제안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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