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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선 패배 이후 '피의 숙청'… 공화당 내 반발 기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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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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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패배 이후 ‘피의 숙청’을 계속하자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 반발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최고 보안 책임자인 크리스토퍼 크레브스 국토안보부 사이버안보·기간시설 안보국(CISA) 국장을 트위터로 경질한 뒤 공화당의 상원 의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진 출신인 크레브스 국장은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 의혹 이후 신설된 CISA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그는 올해 대선이 외부 세력의 침투 없이 치러진 가장 깨끗한 선거였다고 발언했다가 트럼프 대통령 눈 밖에 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불복 입장을 고수하면서 자신에 대한 충성심이 약하다는 이유로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지금까지 행정부에서 고위직 인사 12명을 축출했다고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 출신인 밋 롬니 상원의원은 “우리의 사이버 보안 능력을 감독하는 일을 훌륭하게 해낸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를 자른 것은 중대한 실수”라고 비난했다고 폴리티코가 이날 보도했다. 공화당의 중진 존 크로린 상원의원(텍사스)도 기자들에게 “그것이 대통령의 특권이라고 하지만, 혼란과 혼돈을 더욱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크로린 의원은 “정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닐 것이나 이제는 무엇이 정상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마이크 라운드스(사우스다코다), 셀리 카피토(웨스트버지니아), 수전 콜린스(메인), 벤 사스(네브래스카) 상원의원 등도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을 성토했다.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 등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지 않으면서도 크레브스 국장이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내년 1월 20일까지 재임하는 동안 계속해서 정부 내 고위 인사를 축출할 것으로 보인다. 폴리티코는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그다음 타깃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널리 퍼져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 입장을 고수하면서 조 바이든 당선인에게 국가 안보 브리핑을 제공하지 않고, 코로나19 팬데믹 관련 정보를 차단하고 있는 데 따른 공화당 내부의 반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내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은 “바이든에게 정보 브리핑을 하도록 그에게 촉구하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설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CNN이 보도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개발·보급 등을 총괄하는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연방총무청(GSA)이 결정하기 전까지는 바이든 인수위원회와 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패배 이후 공식 일정 없이 백악관에서 계속 칩거하고 있다. 백악관이 지난 11월 3일 대선 이후 2주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을 기자들에게 알리면서 ‘공개 일정 없음’이라고 통보한 날이 11일에 이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정상들과 통화하지도 않고, 최근 화상으로 진행된 ‘아세안+3’ 정상회의에도 불참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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