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초선 모임 강연서
출마 물음에 “고민하고 있다”
국민의힘 입당·안철수 방식
“한계 있다” 모두 부정적 입장
‘반민주당’ 범야 제3지대 구상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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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53)이 18일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시사했다. 다만 국민의힘 입당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제안한 ‘야권 혁신 플랫폼’도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일단 범야권 제3지대를 구축한 뒤 이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에서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책임감을 갖고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감당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출마에 무게를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금 전 의원은 다만 국민의힘도, 국민의당도 야권의 ‘간판’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는 “탈당한 뒤 바로 국민의힘에 들어가 당내 경선을 한다는 것은 어떤 설명을 붙이더라도 국민이 보기에 별로 좋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의 ‘야권 혁신 플랫폼’에 대해서도 “간판을 바꾸는 조치만으로는 변화의 계기가 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강연을 비롯해 시대전환 등 야권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힘이나 국민의당 같은 기존 정당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제3지대 구축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과 내년 보궐선거에서 겨루기 위해선 기존 야권과의 연대는 필요하지만, 국민의힘이나 국민의당이 주도권을 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금 전 의원은 이와 관련해 “양당이 변화하지 않으면 제3지대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의 발언과 그간의 행보를 고려하면 ‘박원순 모델’이 유력하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범야권은 박원순 무소속 후보와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치렀고 박원순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최종 결정됐다. 민주당이 전면에 서지 않았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달 당 경선준비위원들과 만나 당시 사례를 언급했다. 금 전 의원 측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국민의힘이나 안철수 대표는 비호감도가 너무 높다”며 “현재로선 ‘박원순 모델’을 할 수 있다. 시민선거대책위원장과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장이 나눠서 하고, 나중에 합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이 모델을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다. 기존 정당과의 힘싸움이라는 첫 관문부터 난제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 김종인 위원장은 이 방식에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김 위원장은 정당명과 관계없이 보궐선거와 대선에서 승리할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 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실제 김 위원장은 내년 보궐선거 후보와 관련해 “내가 생각하는 후보가 당내에선 안 보인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이후 “당내 인사들을 활용하라”는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외부 인사가 주인공이 되는 ‘박원순 모델’을 공개 지지할 경우 김 위원장의 입지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게다가 안 대표도 제3지대 중심에 서려고 하고 있다. 안 대표가 제안한 ‘야권 혁신 플랫폼’도 ‘박원순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완성된 제3지대가 출범하기 전에 금 전 의원을 주축으로 한 제3지대, 국민의힘, 국민의당 등의 주도권 경쟁이 예상된다.
박순봉·임지선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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