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바로 입당, 도움 되지 않아…야권, 다른 생각 접고 '최대공약수' 찾아야"
안철수 혁신플랫폼엔 "변화 계기 어려워"…"독선·오만·집착 민주당 생각하면 고개 못들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2020.11.1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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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유경선 기자 =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18일 국민의힘 초선들 앞에서 '상식의 정치, 책임의 정치'란 주제로 서울시장 출마와 윤석열 검찰총장, 야권 쇄신책 등에 대한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가장 관심을 모은 내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에 대해서는 깊게 고민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상당히 열어뒀다. 금 전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는 책임감을 갖고 깊게 고민하고 있다"며 "최종적인 결심을 하면 말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국민의힘에 입당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정치권 일각의 생각에 대해서는 "바로 입당하는 것이 도움 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거리를 뒀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양쪽에서 희망을 찾을 수 없으면 제가 제3지대로 갈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 야권에서 변화해서 대안이 된다면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 전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 후면 대선의 여러 과정이 있을 텐데 야권이 생각이 다른 부분은 접어놓고 '최대공약수'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보고 '이거 좀 양보해라' 하면 그렇게 할 생각이 있다"고도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만남은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김 위원장은 종종 뵀던 분이고 앞으로 당연히 만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탈당 이후 만난 적은 없고 당장 만날 계획도 없지만 (언젠가는) 만나 뵙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야권 합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혁신플랫폼 등 제안에 대해서는 "저는 간판을 바꾸고 그런 조치만으로 변화의 계기가 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탈당한 민주당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내뱉었다. 금 전 의원은 "민주당은 독선과 오만, 고집, 집착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며 "탈당을 했지만 지금 현실을 생각하면 고개를 들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이 매일 사사건건 충돌하고 국민은 불안해하지만 집권 여당의 정치인은 해결을 하기는커녕 한쪽 편을 들고 있다"며 "대통령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이 진보냐, 진보라서 보수인 야당과 대립하는 것인가? 진보라서 비판과 지지를 받고 있는가?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며 "진보와 보수를 나누기 전에 정치의 기본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 "지금은 전세가 완전히 달라졌지만 진보가 잘해서 뒤집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보수가 실수해서 반사 이익을 얻는 측면이 크다"며 "쓴 약을 삼켜야 한다. 외연 확장을 스스로 이루고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2020.11.1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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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를 깎는 변화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금 전 의원은 "쓴 약을 삼킨다는 말은 이미 진 싸움을 계속하려 하지 말고 스스로 변화하고 움직이며 희생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지난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새누리당을 꺾었을 때 이해찬, 정청래 등 당시 주류의 상징, 핵심 중의 핵심을 공천 배제한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보와 희생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문제로 넘어갔다. 공수처법이 논의될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였던 금 전 의원은 "당시 제일 걱정한 것은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전격적으로 공수처를 받는 것이었다"며 "정치적·전략적으로 생각하면 야당은 공수처를 받는 것이 상당히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탄핵이 있었고, 야당이 되면 발언권이 없는 입장이었는데 공수처를 받으면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고 민주당도 그에 상응하는 큰 양보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그때 선제적으로 공수처를 받았다면 제도를 설계하는 내용에 야당의 의견을 상당히 반영할 수 있었고, 기소권은 야당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하면 언론이 야당 의견을 외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금 전 의원은 "공수처 등 이슈를 놓고 지루한 다툼을 벌이는 것은 반대하는 쪽에 불리한데 이것이 바로 프레임이다"며 "불리한 프레임 안에서 계속 싸우는 것은 지는 싸움이다. 하나씩 양보하며 실적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 전 의원은 21대 국회 들어 국민의힘이 상임위원장직, 공수처장 후보 추천, 경제 3법을 놓고 민주당과 갈등을 빚는 것에 대해 "싸우고 버틴다고 여당이 양보하지 않으며 그런 싸움은 오래 갈수록 여당에 유리하다"며 "야당은 정부·여당의 발목만 잡는 모습이 돼서 여당이 할 일을 못 할 때 알리바이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취할 전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민주당은 서울과 부산시장을 뺏기면 1년 남짓 임기가 남은 문재인 대통령이 허수아비가 되니 지켜달라면서 합리적 이미지로 알려진 정치인을 후보로 내지 않고 극렬지지자가 좋아하는 후보를 낼 것으로 본다"며 "그렇게 되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헌을 개정해 후보를 내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부적절하다 생각하지만 그것은 민주당이 결정할 문제"라며 "다만 뭘 잘못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범야권 대선 후보 지지도 1위를 달리는 윤석열 검찰총장은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 전 의원은 "윤 총장은 훌륭한 검사라 생각하지만, 저도 검찰에서 12년 근무하고 나왔는데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조직에 있다 보면 시야가 좁아진다"며 "정치는 넓게 봐야 하고 타협해야 하는 일인데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바로 정치권에 들어오면 실력 발휘가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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