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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7천만 노동계층 트럼프 지지…美식 자본주의 실패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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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라디오 김어준 뉴스공장서

신간 '공정하다는 착각' 소개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2016년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에 이어 2020년 대선에서도 7000만명의 노동계층이 트럼프에게 표를 줬다. 이는 경제적 약자에게 그건 전적으로 너의 잘못이라고 말하는 미국식 자본주의의 실패에 대한 방증이다.”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신간 ‘공정하다는 착각’(와이즈베리) 국내 출간을 앞두고 1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이 분석했다. 이번 책에서 샌델 교수는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양극화와 빈부격차를 해결할 방안을 제시한다. 샌델 교수는 “최근 승자와 패자 사이에 간극이 굉장히 커졌다”며 “이는 결국 우리 모두를 분열시켰고 이런 격차는 단지 경제적 불평등뿐 아니라 우리가 성공을 대하는 태도도 포함시킨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마이클 샌델 교수(사진=와이즈베리)


그는 “새로운 경제체제 하에서 성공을 하게 된 사람들은 자신이 잘해서라고 생각을 하고, 성공을 못한 사람들은 자신이 잘못해서라고 자책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 계층의 사람들은 여전히 엘리트에 분노해 있고 화가 나 있다. 이 엘리트 계층이 노동계층을 무시하고 있고 노동의 존엄성도 더 이상 존중해주지 않고 깔보고 있다고 느낀다”라고 미국 사회를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태도는 대중의 인기를 이용하는 기회주의자들이 엘리트에 대한 반격을 시작하게 되는 도화선이 됐다”며 그 대표적 예로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을 꼽았다. 그는 “트럼프의 거취는 이제 불분명하지만 엘리트에 대한 분노, 양극화 문제는 계속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샌델 교수는 ‘능력주의’를 주장하는 미국식 자본주의의 실패를 문제의 원인으로 꼽았다. 능력주의는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기회가 주어졌을 때 누가 이기든 승자는 승리에 대한 보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원칙이다. 샌델 교수는 원칙에 두 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동등한 기회를 갖는 현질은 존재하지 않고, 설령 그런 게 존재하더라도 승자는 내가 잘해서라고 믿는데 한 사람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부모님·재력·운·선생님 등 내가 속해있는 지역사회 모든 요인들이 합쳐질 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샌델 교수는 양극화의 해결법으로 “대학 학위가 있는 사람들 말고도 이 사회의 공공선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시민들이 존경받고 지지받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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