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노조, 고용 불안 초래할 수 있다며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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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은 16일 입장문을 내고 “노동자 의견을 배제한 산업은행-정부-한진칼의 인수합병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며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한 대한항공의 일방적인 인수 추진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물론이고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까지 양사 통합 후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못 박았으나, 양측 노조는 고용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발하는 모양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아시아나항공 열린조종사노조,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에서 긴급 회동을 열고 이같이 뜻을 모았다.
이들 5개 노조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에 대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빌미로 경영 실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고 국민 혈세로 해결하려는 정·경 야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며 “노·사·정 협의체를 통해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과거 권위 정권의 상징인 밀실 협상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며 “이해 당사자인 양사 노조의 참여를 보장하고, 정부·회사 간 합의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또 “노동자를 존중하는 정부 정책에 역행하는 인수합병을 반대한다”며 ”국민과 노동자를 존중하며 탄생한 정권이 국민의 혈세로 국민의 편익을 해치고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정부에 화살을 돌렸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전 세계 항공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노선 개척, 항공 서비스의 질적 제고에 여유 인력을 투입한다는 목표는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의 김상도 항공정책실장은 이날 정부 세종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의 기단을 가져와 252대의 항공기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단과 연계된 조종사와 정비사, 객실 승무원, 운항 관리사 등은 기본적으로 고용 유지가 된다”며 “일부 잉여 인력이 발생하더라도 노선 감축, 일부 조정 등으로 신규 목적지 개척과 재배치를 통해 흡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대한항공 입장에서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정년퇴직 등 자연 감소분을 고려하고, 앞으로 항공기 운항이 늘어나기 때문에 1년 내 중복 인원이 충분히 해소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고용 불안정은 사실상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럼에도 5개 노조는 “동종업계 인수는 중복 인력 발생으로 인한 고용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항공산업 전반으로 확산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더불어 “항공시장 재편에 따른 노동자 피해를 막기 위해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해 19일 오후 1시에 개최할 것을 요청한다”며 “정부, 산업은행은 양사 노조에 입장을 전달해주기를 바란다”고도 주문했다.
한편 객실 승무원과 사무직 직원 등이 속한 대한항공노조는 이날 양사 회동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다음날 사측 설명을 듣고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앞서 이날 한진 그룹 지주사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흡수하면 세계 10위권의 단일 국적 항공사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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