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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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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EP 타결에도 코로나 대응이 더 급한 바이든…"내치 집중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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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주도 RCEP 협정 타결에도…인수위 최우선 국정과제에 '무역' 빠져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나주석 기자] 중국과 한국,일본은 물론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등 15개국이 참여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타결되면서 미국이 자유무역의 외톨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조 바이든 차기 미 행정부가 대외 문제에 역량을 집중할 처지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언론들은 15일(현지시간) RCEP 타결에 대해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하는 동안 중국은 RCEP를 통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무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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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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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TPP에 탈퇴한 지 4년 만에 RCEP 협정이 체결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NY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세계가 이제 마냥 미국을 기다리지 않고 새로운 무역협정을 맺기 시작했다"면서 "유럽연합(EU) 역시 공격적인 속도로 FTA를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NYT는 이번 RCEP 협정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등으로 제한하려 했던 중국산 제품 수출 장벽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도 소개했다. 피터슨 경제연구소의 마리 러블리 선임 연구원은 "RCEP 덕분에 기업들은 미ㆍ중 강대국 사이에서 보다 유연한 대처가 가능해졌다"면서 "아시아 지역 내 관세가 낮아짐에 따라 지역 내 사업 가치가 오르게 됐다. 원산지 규정 덕에 중국과의 거래를 유지하면서 중국 본토에서 생산됐다는 점은 떼어낼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참가국끼리 원자재에서부터 최종 완제품까지 높은 관세를 피할 수 있게 된 점을 언급하며 RCEP의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봤다. RCEP 출범으로 미국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WSJ는 이와 관련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무역에서 미국에 대한 압력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당선인도 지난해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을 비판하며 다자무역협정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만약 미국이 룰을 만들지 못한다면 중국이 할 것"이라며 TPP 재가입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을 포함한 RCEP 출범이라는 세계 무역 질서 변화에 바이든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 직후 액션을 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의 보건과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내부 문제 해결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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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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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인의 발언에도 변화가 있었다. 적극적인 무역 협상 의지를 보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3월에는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을 통해 "미국 무역 정책의 시작은 국내에서 시작돼야 한다"면서 "중산층을 강화하고, 인프라에 대한 투자 등을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일단 내치 문제가 해결된 뒤에 무역 문제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바이든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최우선 국정과제에서도 국제 무역 문제는 빠져 있다. 인수위가 지목한 최우선 국정과제는 코로나19 사태 대응과 경제 회복, 인종 평등, 기후변화다. 바이든 당선인은 16일 경제 분야에 대한 브리핑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무역 언급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NN 등 미 언론은 바이든 당선인이 코로나19 사태로 무너진 경제 재건에 대한 의견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 상황은 연일 악화 중이다. 존스홉킨스대학이 집계한 지난 14일 신규 감염 환자 수는 16만6000여명이었다. 전날에는 17만명이 넘는 신규 감염자가 발생했다. 누적 환자 수는 1100만명을 넘어섰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바이든 당선인에 대한 정권 인수를 거부하며 미국 공중보건을 해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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