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스퀘어는 스마트폰 기반 카드 리더기를 출시한 후 창업 4년 만에 매출 13배인 5억5000만 달러(약 6124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유례없는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던 어느 날, 스퀘어는 갑자기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 공룡 기업 아마존이 스퀘어를 흉내 낸 제품을 내놓으며 가격도 30%나 저렴하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앞세운 것이다.
그때까지 아마존과 싸워 이긴 스타트업은 없었다. 시장 분석가들은 스퀘어가 곧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스퀘어는 모두가 경악할 만한 방법을 택했다. 아마존이 내놓은 제품이나 전략에 그 어떤 대응도 하지 않은 것이다. 1년 뒤 아마존은 이 사업에서 철수했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스퀘어는 이 일을 발판 삼아 시가 총액 약 650억 달러, 지난해 포춘지 선정 미래 유망기업 2위에 랭크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아마존에 패배한 수많은 스타트업과 스퀘어는 무엇이 달랐던 걸까. 저자는 비즈니스 세계에 절대적인 성공 공식은 없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성공한 스타트업이 어떻게 자신만의 독창적인 비즈니스를 만들었는지 그 패턴과 법칙은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저자는 성공한 스타트업에서 공통으로 발견한 비밀을 ‘혁신 쌓기 전략’이라고 부른다. 그 전략에는 7가지 패턴이 담겼다.
①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발견(목표 설정) ②유사 사례 모방을 통한 해결 시도 ③난관 봉착 ④업계에 없었던 새롭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시도 ⑤문제는 해결되나 그 해결책이 누구도 겪어본 적 없는 또 다른 문제 유발 ⑥ ④~⑤가 연속적으로 반복 ⑦창의적인 해결책이 쌓이며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짐이 그것.
저자는 돈, 기술, 자본 없이 성공한 기업은 모두 위와 같은 패턴을 따랐다고 말한다. 오늘날 유명한 기업도 한때는 스타트업이었다는 점에서 ‘혁신 쌓기 전략’이 어떻게 이용됐는지 파악할 수 있다.
뱅크 오브 이탈리아(현재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한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 잡는 과정을 보여준다. ‘주택 담보대출’이나 ‘지점 시스템’ 등 혁신으로 주목받은 사업 모델들은 오늘날 모든 은행이 따라하고 있다. 당시엔 혁신이었던 요소가 시간이 지나 업계의 표준을 바꾼 셈이다.
이케아는 신기술이 있어야만 스타트업이 가능하다는 편견을 깼다. 생산과 유통 부분에서 발상을 전환함으로써 세상에 없던 기업이 됐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규제와 관행을 뛰어넘는 기업의 모습을 보여준다. 제약의 빈틈을 노리고 그것을 역이용함으로써 누구보다 더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었다.
저자는 스타트업 성공에 필요한 경영 철학 2가지도 제시하는데, ‘가격’과 ‘파괴’가 그것. 가격의 경우 수익 극대화 전략을 취하면 후발 주자가 낮은 가격을 무기 삼아 시장에 들어왔을 때 대응하기가 어렵다. 처음부터 충분히 낮은 가격을 유지하면 이런 위험을 원천봉쇄할 수 있다.
‘파괴적 혁신’에 대해서도 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파괴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파괴하려는 대상, 즉 과거를 의식하게 되고 진정 독창적인 서비스나 제품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언카피어블=짐 매켈비 지음. 정지현 옮김. 리더스북 펴냄. 314쪽/1만6000원.
김고금평 기자 dann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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