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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친절한 금·자씨] "내가 이용하는 가상화폐거래소 문 닫을라" 옥석 구분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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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친절한 ‘금융+자산’ 설명입니다. 어려운 금융을 알면, 쉬운 자산이 보입니다.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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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거래소가 제도권 진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정부는 관련 법을 개정하고 시행령까지 입법예고한 상태입니다. 내년 3월부터는 이 시행령에 따라 거래소를 운영해야 합니다. 시행령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거래소는 문을 닫아야 하는 거죠.

하지만 아직 시행령이 적용되기 전이라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문 닫을 가능성이 있는 거래소가 “우리는 문제 없다”며 영업을 하고 있다는 거죠. 투자자가 궁금한 건 ‘내가 거래하는 거래소는 정말 문제 없을까’ 입니다. 알아두어야 할 시행령의 ‘기본 내용’과 ‘투자자 대응 방법’을 소개합니다.

‘범죄 온상’ 거래소, 특정금융정보법으로 규제


2017년 말 ‘가상화폐 투기 열풍’을 지나오면서, 국내에 가상화폐 거래소가 우후죽순 들어섰습니다. 현재 200여곳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죠.

하지만 정말 거래소다운 곳은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범죄의 온상이 돼 있는 경우가 상당수입니다. 수백억원에 이르는 고객돈을 횡령하거나, 마약 거래 자금을 세탁해주는 곳도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기존에 있던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정금융정보법)’을 개정해 가상화폐거래소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였습니다. 한 번 개정만으로는 부족해 올해 한 번 더 개정하고 시행령을 만들어 입법예고한 상태입니다.

실명 계정 사용할 수 있어야 ‘정상’ 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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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한 가상화폐거래소.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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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령을 통해 정부가 요구하는 ‘정상적인 거래소’의 기준이 나왔습니다. 바로 ‘실명 계정’을 발급받은 곳입니다. 정부는 ‘은행이 발급해 준’ 거래소 명의 계좌와 고객 실명 계좌로 운영하는 곳을 정상 거래소로 인정해주기로 했습니다. 자금세탁이나 범죄 자금으로 사용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중요한 건 은행에서 실명 계좌를 받을 수 있는 조건 4가지를 충족해야 한다는 겁니다. △고객 예치금을 분리보관해야 하고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을 획득해야 하며 △신고 불수리 요건(벌금 이상 형 선고 및 직권말소 처분 받은 지 5년 이내)에 해당하지 않고 △고객의 거래내역을 분리 관리해야 합니다.

끝으로 이 4가지 조건을 충족했는지 은행에게 평가받아 통과해야 합니다. 거래소의 운명이 은행에게 달려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시행령 조건에 맞춰 거래소에 정보 요구… 내놓지 못하면 그만 이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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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가상화폐거래소 전광판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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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행령은 내년 3월부터 실행됩니다. 앞으로 남은 약 4개월동안 어떤 거래소가 시행령 기준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투자자는 본인이 투자하고 있는 거래소가 혹여 은행에서 실명 계좌를 받지 못하는 곳일까 걱정할 수 있습니다. 거래소에선 “괜찮다”고 했는데, 정작 내년에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문을 닫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죠.

내년 3월 전이라도 내가 투자하는 거래소가 어떤 곳인지 판단할 방법은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시행령에서 요구하는 조건 4가지를 기준으로 투자하고 있는 거래소에게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거래소에게 “내 예치금이 다른 투자자 예치금과 거래 정보가 분리돼 관리되고 있는지, 계좌 현황 및 거래 내역 일체를 보여 달라”고 하는 겁니다.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과 벌금 이상 형을 받은 적 있는지도 함께 공개하라”고도 해보는 거죠.

정보 공개 요구 후 거래소의 대응을 보면 판단이 가능하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입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만약 거래소에서 정보 제공을 극히 꺼려하거나, 정보를 제공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관련 조건에 맞춰 투자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그럴 땐 과감히 돈을 빼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아예 관련 정보를 내놓지 못한다면 더 따져볼 필요도 없겠죠.

금융당국은 내년 3월부터 거래소들에게 영업 신고를 받고, 운영 자격을 심사할 계획입니다. 심사를 거쳐 내년 하반기쯤 되면 실명 계좌를 받아 영업할 수 있는 거래소가 선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이 전까지 거래소 투자자들에게 시행령 조건에 맞춘 일종의 ‘거래소 점검 목록’을 알릴 방침입니다. 이용하고 있는 거래소, 정말 괜찮은 곳인지 점검해보는 건 어떨까요. 내 자산은 소중하니까요.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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