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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2020 미국 대선

美 대선 결과 앞두고 오르는 국제유가… 가라앉은 정유株 부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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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반등에 정유·조선株 기지개
"코로나·美 대선 변수에 하방 압력 커"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바닥을 찍은 국제 유가가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정유, 조선업을 비롯한 원유 관련 상품에 투자자들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선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재확산되고 있는 데다 미국 대선 결과와 리비아의 원유 공급량 증가 등 불확실성이 잔존한 상황인 만큼 당분간은 유가에 부정적인 이슈들이 더 많다고 분석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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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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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당일인 3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2.3% 오른 배럴당 37.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월물은 1.9% 오른 39.71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당선과 함께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는 ‘블루 웨이브’ 가능성에 베팅한 증시 랠리에 힘입어 동반 상승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내년 1월 원유 증산 계획 연기를 추진한다는 소식도 호재였다.

같은날 한국거래소에서 SK이노베이션(096770)은 전날보다 7.3% 상승한 13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Oil(010950)은 3.4% 오른 5만6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ETN도 급등했다.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전날보다 14.6% 오른 275원,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15% 오른 230원에 마감했다.

유가 영향을 받는 조선주도 덩달아 상승했다. 현대중공업지주(267250)는 전날보다 1.3% 상승한 22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우조선해양(042660)삼성중공업(010140)은 각각 1.2%, 0.4% 상승한 2만1650원, 5080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요며칠 국제 유가가 반짝 급등하고 있지만, 추세적으로는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유럽에서 이동제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고, 리비아에서 원유 생산을 재개하면서 수급 불균형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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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달 기준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 추이. /블룸버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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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국제유가는 6월 초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30일 WTI는 배럴당 35.79달러로 전주대비 9.78%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 원유 하락에 투자하는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와 TIGER 원유선물인버스(H) 수익률 모두 7.3%를 기록했다.

최근 영국은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100만명을 넘어서자 오는 5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4주간 잉글랜드 전역을 봉쇄키로 결정했다. 프랑스는 지난달 30일부터 한 달간 전국에 봉쇄령을 내리며 식당, 술집 등 문을 닫았다. 독일,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도 부분 봉쇄를 실시한 상태다.

리비아에서는 10년 동안 지속된 내전을 끝낼 휴전 협정이 체결되면서 원유 공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마셜 스티브스 IHS마켓 연구원은 "4주 안에 리비아 원유 생산량이 하루 평균 100만배럴을 넘길 수 있다"고 했다. 리비아는 내전으로 생산이 차질을 빚기 전 일평균 160만배럴 규모의 원유를 생산했다.

이번 미국 대선 결과 역시 유가를 결정하는 요인 중 하나다. 대선 전 여론조사에서 당선이 유력했던 바이든 후보는 기존 화석연료 수요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려고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코로나 이후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원유 수요 회복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릴 것으로 분석됐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당선될 경우 유가는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수소비를 진작시키면서, 자국 에너지기업들이 회복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의 유가를 유지하도록 노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49.9%, 48.6%로 그 차이는 1.3포인트(P)로 집계되고 있다. 미국 전체로 따지면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117만여표를 더 많이 획득한 상태다.

권유정 기자(y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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