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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김윤배 전 청주대 총장 '갑질·폭언' 운전기사 유족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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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XX 욕설하고 운전 중에 뒤통수 때려" 폭로
"갑질에 개 선풍기 틀어주기까지…벌 받아야"
김 전 총장 측 "좋은 일, 나쁜 일 모두 있었을 것"
한국일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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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 전 청주대 총장의 갑질과 폭언을 폭로하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3일 등장했다. 최근 사망한 그의 운전기사와 관련해 유족 측은 김 전 총장의 갑질과 폭언에 의한 스트레스와 과로로 심근경색이 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망한 운전기사의 유족이라고 밝힌 이가 쓴 '김윤배 전 청주대 총장의 갑질과 폭언 스트레스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인은 "아버지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한 갑은 지역에서 이미 유명한 사람"이라며 "장례식장에 온 그는 우리에게 아버지는 '가족' 같은 분이었다고 했는데, '개XX'라고 욕하고 운전 중에 뒤통수를 때리는 게 가족에게 할 짓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아버지는) 그들이 말하는 가족이 아니라 진짜 가족을 위해 자존심을 버리고 모욕도 참고 1995년부터 25년 가까이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신 분"이라며 "진짜 가족을 위해 그들이 시키는 개밥 주기, 개집 정리, 구두 닦기, 거북이 집 청소 등 온갖 일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2, 3년간의 휴대전화 녹음파일과 업무수첩 등을 발견했다"며 "녹음파일에는 김 전 총장이 아버지에게 폭언한 내용이 담겼고, 심지어 더위를 타는 개를 위해 선풍기를 틀어주라고 하는 등의 갑질 피해도 당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동안 아버지가 갑이라는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갑질을 당해 왔다는 사실에 슬픔보다는 '왜 진작 알지 못했나' 하는 죄책감이 크다"며 "김윤배 씨가 저지른 죄가 있다면 법 앞에서 평등하게 벌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와 청주대 민주동문회도 성명을 내 "위계에 의한 비인간적이고, 비이성적인 폭언과 갑질은 결국 사람을 막다른 길로 몰아가는 사실상 반인격적 살인행위"라며 "김 전 총장은 지금 당장 피해자 유족에게 사과하고, 민주적 운영과 대학 자치를 위해 명예롭게 완전히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유족 측이 언론에 공개한 녹음파일에는 김 전 총장으로 지목된 인물이 운전기사를 상대로 "XX 대답을 하라고", "왜 이따위 짓을 하느냐고 XX놈 같이", "XX같이 김 기사, 앞으로 운전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냐" 등의 발언을 한 정황이 담겨있다. 김 전 총장은 청석학원 설립자의 손자로 2001년부터 2014년까지 청주대 총장, 2002년부터 2017년까지 청석학원 이사를 지냈다.

이같은 일련의 주장과 관련해 김 전 총장 측은 "김 전 총장이 해당 운전기사 정년도 연장해주고 자녀 학비도 지원하는 등 여러모로 살펴준 것으로 안다"며 "20년 넘게 일하는 동안 두 사람 사이에 좋은 일, 나쁜 일 모두 있지 않았겠느냐"고 해명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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