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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슈 [연재] 인터풋볼 'K-현장메모'

[K-현장메모] 여기도 저기도 온통 'No.20 이동국'...전주성의 레전드 대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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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전주] 이현호 기자 = 숫자 '20'과 한글 '이동국'이 가득한 전주성이었다.

1일 오후 3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이동국(41, 전북현대) 은퇴 경기가 펼쳐졌다. 전북은 대구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27라운드에서 2-0으로 승리하면서 K리그 우승컵까지 거머쥐었다. 풀타임을 소화한 이동국은 은퇴경기에서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올렸다.

이동국은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전북에서 12년을 뛴 레전드 공격수다. 이 기간 동안 K리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FA컵, FIFA 클럽 월드컵을 포함해 453경기 출전 210골 63도움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또한 2009, 2011, 2014, 2015, 2017, 2018, 2019, 2020년에 K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전북의 K리그 8회 우승에는 모두 이동국이 있었다. 2016년에는 ACL 우승컵을 들었다.

이날 전주성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에 따라 수용인원의 25%만 입장시켰다. 입장 티켓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순식간에 매진됐다. 티켓팅에 성공한 10,251명이 가을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동국의 마지막을 보러 전주성을 찾았다.

#종류별 이동국 유니폼+걸개+깃발+포토카드(사진 빨간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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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특별했다. 평소에도 이동국 유니폼을 많이 볼 수 있는 곳이지만 이날은 더욱 많은 이동국 유니폼이 눈에 띄었다. 팬들은 저마다 소장하고 있던 이동국의 시즌별 전북 유니폼과 국가대표 유니폼을 총동원해 전주성을 장식했다. 뿐만 아니라 20번이 새겨진 무릎담요, 이동국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걸개, 이동국 얼굴이 들어간 대형 깃발도 펄럭였다. 걸개 문구는 "이십번 발리슛 쏘신다", "20ㅣ동국", "그가 있기에 전북이 있었다" 등이다.

킥오프까지 약 2시간을 앞둔 시점에 MD 판매샵인 '초록이네' 앞에는 팬들이 긴 줄을 지어 대기했다. 매장이 오픈하기 전부터 이동국의 마지막 유니폼을 구매하기 위한 행렬이었다. '초록이네' 관계자는 "특별한 날이기에 오늘은 이동국 선수 유니폼을 평소보다 더 많이 준비했다"고 들려줬다.

직접 만든 'No.20 이동국' 피켓을 들고 입장한 강유진 씨는 "티켓팅이 너무 힘들었다. 예매 당일 오전 11시에 바로 들어갔는데 남은 자리가 거의 없었다"면서 "오늘이 이동국 선수 마지막 경기라고 하니 눈물이 날 것 같다. 그동안 기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전북 응원석 광장에서는 서포터 소모임 '오마이그린(OMG)'이 이동국 포토카드(사진 빨간원)를 만들어 팬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반투명 플라스틱 재질에 명함 사이즈로 만든 카드였다. OMG의 한 회원은 "이동국 선수를 오래 기억하고자 포토카드를 만들었다. 사비로 200장을 만들어서 모두 배포했다. 이동국 선수 아들 이시안 군도 이 카드를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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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킹' OST 재생+전반 20분에 2분간 기립박수+영구결번

경기 전 선수단이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로 입장했다. 이때에 맞춰 전북 구단은 '라이온킹' 주제가 를 크게 재생했다. 이동국은 "경기장에 들어가는데 제 벨소리 음악이 들려서 울컥했다"고 말했다. 이 노래 다음에는 이동국의 애창곡인 김민종의 '어느 날'이 울려 퍼졌다.

전반전 20분에는 이동국을 위한 기립박수가 2분간 지속됐다. 이 역시 등번호 20번을 의미하는 시간대다. 전북현대 구단주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을 비롯해 경기장 내 모든 관중들이 일어나 박수를 쳤다. 육성응원이 불가한 상황에서 팬들은 손뼉과 클래퍼를 맞대어 천둥소리를 냈다. 본부석에 앉은 이동국 셋째 딸 이수아 양은 박수소리에 놀라 두 손으로 귀를 막기도 했다.

우승 시상식 뒤 은퇴식에는 센터서클과 비슷한 사이즈의 초대형 No.20 유니폼이 그라운드로 들어섰다. 이 자리에서 전북 허병길 대표이사는 "살아있는 전설 이동국 선수를 기억하기 위해 등번호 20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그와 동시에 또다시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동국은 "영구결번 지정은 저도 오늘 처음 알았다. 울컥하다"면서 "오늘 경기장에 제 유니폼을 입고 온 분들이 정말 많이 보였다. 감격스러웠다. 이렇게 화려한 은퇴식을 만들어준 구단과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우승과 함께 은퇴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말을 남기고 정든 전주성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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