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출신 손보협회장 내정…은행연합회·생보협회도 관료 하마평 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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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연말까지 새 수장을 뽑는 금융 협회 3곳의 인선이 세월호 참사 6년 만에 관료 일색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커졌다.
2일 손해보험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58)을 차기 회장후보로 단독 추천, 사실상 차기 회장으로 내정했다.
행정고시 27회로 재무부에서 공직을 시작한 정지원 이사장은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을 거쳐 2014년에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다.
이달 중 차기 회장 인선 절차를 진행하는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협회도 관료 출신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어 김태영 회장의 후임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보협회는 이달 중순 이사회를 열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 차기 회장 인선에 공식 착수할 예정이다.
은행연합회장으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행시 24회), 최종구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행시 25회), 민병두 전 국회 정무위원장, 김용환 전 농협금융 회장 등의 하마평이 나온다.
생보협회장 후보로는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행시 28회)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민병두 전 의원과 김용환 전 회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옛 재무부 고위 관료 퇴직자, 이른바 '모피아'에 해당한다.
회장 인선이 비슷한 시기에 이뤄지는 이들 3개 금융 협회장직이 모두 관료 퇴직자, 즉 '관피아' 몫이 된다면 세월호 참사 이전 구도로 회귀하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
2014년 세월호 참사로 관피아에 대한 비판이 비등하자 이들 협회장직에 모두 업계 등 민간부문 출신이 선임됐다.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협회는 3년 후에도 민간부문 출신 회장을 선임했지만, 손보협회는 '눈치 보기'로 절차를 두 달이나 늦춘 끝에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을 선임했다.
3∼6년간 민간부문 협회장을 경험한 업계 안팎에서는 금융 협회 성격상 관료 출신이 수장에 더 적합하다는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김용덕 회장 선임으로 손보업권의 대정부 협상력이 커졌다는 게 일반적 평가"라며 "회원사들도 장관급 퇴직자가 협회장으로 오는 것이 실리 면에서 낫다고 여긴다"고 전했다.
정부나 당국이 '낙하산'을 강요하기보다는 업계가 선호한다는 것이다.
일부 소비자 단체를 제외하고는 관련 단체 가운데 명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현하는 곳도 없는 실정이다.
다른 관계자도 "3년 전만 해도 관피아 논란을 의식해 어느 정도 눈치 보기가 있었지만, 이번 협회장 선임에는 관료 싹쓸이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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