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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북한 연평도 피격 사건

말바꾼 北 "피격사건, 주민통제 못한 南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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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서해 접경지역에서 우리 해양수산부 공무원을 피살하고 시신을 불태운 사건에 대해 "자기 측 주민을 제대로 관리통제하지 못하여 일어난 사건"이라며 이를 남측 책임으로 규정했다.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과가 한 달여 만에 남측에 대한 비난으로 바뀐 셈이다.

30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남조선 보수패당의 계속되는 대결망동은 더 큰 화를 불러오게 될 것이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해 "응당 불행한 사건을 초래한 남측에 우선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이 우리의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남조선 전역을 휩쓰는 악성비루스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위험천만한 시기에 예민한 열점수역에서 자기 측 주민을 제대로 관리통제하지 못하여 일어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측이 저들 주민이 우리 측 수역으로 간다는 것을 우리에게 사전통보라도 했단 말인가"라고 사건에 대한 근본적 책임이 우리 측에 있음을 되풀이했다.

반면 우리 정부가 지난달 27일 진상 규명을 위해 북측에 요구했던 공동 조사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없었다. 지난달 27일 청와대는 남과 북이 각각 파악한 사건 경위와 사실관계에 차이점이 있어 북측에 공동 조사를 요청하는 한편 공동 조사를 위한 소통과 협의를 위해 군 통신선 복구도 요구한 바 있다.

통신은 "이미 남측에 통지한 바와 같이 우리는 서해해상의 우리 측 수역에 불법침입한 남측 주민이 단속에 불응하며 도주할 상황이 조성된 것으로 판단한 우리 군인이 부득불 자위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을 알고도 남음이 있게 통보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더 이상 조사하지 않겠다는, 사실상 청와대 요구를 거절한 셈이다. 또 우리 군의 '사살 후 시신 소각' 주장을 여전히 부정하며 "시신 훼손이라는 것도 남조선 군부에 의해 이미 진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 23일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시신을 소각했다는 군 발표에 대해 "단언적 표현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쳤다"고 말한 것을 꼬투리 잡은 것이다.

다만 통신은 "사망자의 시신을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 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안타깝게도 아직 결실을 보지 못했다. 앞으로도 필요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취해 나가기로 했다"며 여지를 남겼다. 심각한 경제난으로 '체제위기'마저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남측 지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이날 국방부와 통일부는 "북한의 사실 규명과 해결을 위한 노력이 조속히 이뤄지기를 바란다"며 "이를 위해 남북 간 소통을 위한 군 통신선의 우선적 연결을 촉구한다"는 기존 의견을 되풀이했다.

[연규욱 기자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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