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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접대 검사 밝힌 박훈에 김봉현도 깜짝···"엄호 취지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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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라임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주장한 ‘검사 술 접대’ 의혹과 관련해 박훈(54·사법연수원 30기) 변호사가 현직 검사의 얼굴 사진과 실명을 공개했다. 김 전 회장과 같은 고등학교 선후배 관계인 박 변호사는 “공익적 차원에서 (사진을) 깐다”며 공개 이유를 밝혔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이를 공유했다. 김 전 회장에 대한 ‘엄호’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이 제기된다.



박훈 “날 어찌해보겠다면 그건 전쟁”



박 변호사는 30일 오전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이 친구가 김봉현이 접대했다는 검사 중 한 명”이라며 “공익적 차원에서 깐다. 저 쓰레기가 날 어찌해보겠다면 그건 전쟁이기를 바란다”고 글을 올렸다. 박 변호사가 공개한 검사는 경기 지역 한 지청에서 근무하는 나모 부부장검사로, 지난해 라임 사건을 수사한 서울남부지검에서 근무했다.

박 변호사는 뒤이어 올린 글에서는 “김봉현이 라임 전주(錢主), 몸통 주장하면서 강기정(전 정무수석) 등 청와대를 폭로한 신성한 입이 사기꾼이 되어 있으니 얼마나 애통하겠나”라며 “내 금호고 8년 후배고, 내가 9월21일 ‘갸(김봉현)’를 설득해 받아 내고 모든 것을 내가 뒤집었다. 내가 이 사태의 주범”이라고 적었다.

김 전 회장 측에 따르면 박 변호사는 김 전 회장과 같은 광주 금호고 동문이다. 알고 지내던 동문 중 박 변호사가 유일한 법조인이라는 것이 김 전 회장 측 설명으로, 박 변호사 선임도 고려했었다고 한다. 박 변호사는 지난 19일에도 김 전 회장의 ‘옥중 입장문’ 원본을 봤다며 공개된 편지 내용 중 공란 부분의 실명을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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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4월26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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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측 “‘엄호’ 취지 아닐까 생각”



김 전 회장 측은 박 변호사의 검사 얼굴 및 실명 공개를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김 전 회장 측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사 공개와 관련해 전혀 모르고 있어 놀랐다”며 “박 변호사 권한과 책임으로 공개한 것이니 김 전 회장 측에서는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 측은 박 변호사가 해당 글을 올린 배경에 대해 “김 전 회장 주장의 신빙성 등에 대해서 외부로부터 공격이 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박 변호사의 뜻을 이해해 보자면 김 전 회장이 받는 외부 공격으로부터 ‘엄호하겠다’는 취지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전 회장 측은 “박 변호사가 옥중 편지 작성 및 공개 과정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김 전 회장 측이 지난 16일 공개한 옥중 편지에서 야당 정치인과 검사 로비 의혹에 대해서만 밝힌 것에 대해 ‘왜 더 힘이 강한 여권에 로비하지 않았느냐’며 주장의 의도 등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낸다. 이와 관련해 김 전 회장 측은 “검찰 라인을 타려 했던 것으로, 그러다 보니 야당 측이 언급된 것”이라며 “검찰 출신 의원이 여권보다 야권이 많다. 정치권에 대한 로비보다 검찰 라인을 타려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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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





조국·황희석, 박훈 변호사 글 공유해



박 변호사의 글이 올라오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해당 내용을 공유했다. 조 전 장관은 “큰 사회적 물의가 일어난 사건의 수사 및 감찰 대상자이므로 공개의 공익이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고 글을 적었다.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박 변호사가 공개한 검사의 근무 이력을 들며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동훈 검사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검찰에서는 박 변호사의 검사 공개 저격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의혹만으로 한 검사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는 것은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현직 검사는 “공익 목적을 위해 공개했다는데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라고 짚었다. 조 전 장관 수사 이후 개정된 훈령에 따라 폐지된 ‘포토라인’이 언급되기도 한다. 또 다른 검사는 “포토라인은 폐지해야 하지만 특정 검사의 실명·사진 공개는 ‘공익’에 따라 가능하다는 것은 말이 안 맞는다. 김 전 회장 주장만을 듣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 전 회장의 주장이 나온 이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수사지휘권 행사 및 감찰을 지시했다. 서울남부지검은 검사 향응 수수 사건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김 전 회장이 로비 대상으로 지목한 검찰 출신 A 변호사나 현직 검사 2명의 자택·사무실 등을 잇달아 압수수색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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