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수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증권거래세가 사실상 유일한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26일 국세청에 따르면 '동학개미' 등 개인투자자가 현 추세대로 거래한다고 가정하면 올해 역대 최대인 8조7000억원 규모 거래세입이 굴러들어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4432조원으로 전년 대비 2.3배 불어났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만 20조원에 달한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다음달 거래세 결산 기간까지 거래대금은 5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세율(코스피 0.1%·코스닥 0.25%)을 감안하면 거래세로 8조7000억원이 걷힌다. 이는 지난해 4조5000억원의 약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역대 최고 세입 기록을 세운 2018년 6조2000억원보다 40% 많은 금액이다.
국세청은 이미 올해 거둬들여야 하는 세입 목표를 추가경정예산 과정 중에 282조2000억원에서 271조원으로 줄였다. 워낙 경제 상황이 어려워 당초 세입 계획을 맞추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목표치'를 10조원 이상 낮춰 잡은 것이다. 국세청 내부적으로는 목표치가 낮아졌고 무엇보다 거래세가 뒤를 받쳐주고 있어 올해 목표는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거래세는 전체 재정적자에 비하면 지극히 일부다. 더구나 내년부터 거래세가 인하되는 데다 경기 부진에 국세 세입이 급격히 줄고 있어 내년 '세수 펑크'가 날 위험이 여전하다. 현금 복지 등 나갈 돈이 많은데 법인세를 비롯해 들어올 돈은 줄며 전체 나라 살림살이가 팍팍해지고 있다.
내년에 올해 같은 활발한 주식 거래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에서 개인 비중이 이미 커져 내년에 올해 이상으로 자금이 들어오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정환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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