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시 주석 발언에 뒤늦게 입장 내놔…외교부 "동향 예의주시, 중국과 필요한 소통과 조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6·25전쟁(한국전쟁)을 미국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이라고 언급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3일 발언에 대해 한국 정부가 뒤늦게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는 것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시 주석의 항미원조 발언은 지난 2000년 장쩌민 국가주석 이후 20년만이다.
외교부는 25일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한국전쟁 발발 등 관련 사안은 이미 국제적으로 논쟁이 끝난 문제로 이러한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 바뀔 수는 없다"면서 "한국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는 것은 부인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의 발언이 나온 이후 이틀 만에 나온 입장이다.
그러면서 정부는 유감 표명 대신 '로키(low key)' 기조를 유지했다. 외교부는 "우리는 정부는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우리의 관심 사안에 대해 중국 측과 필요한 소통과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시 주석은 23일 오전 10시(현지시각)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 "항미원조 전쟁의 위대한 승리는 중화민족의 역사책에 영원히 새겨질 것"이라며 "인류 평화, 발전, 진보의 역사에도 영원히 새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 군사위원회를 대표해 항미원조 전쟁에 참전했던 용사와, 유족, 동지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한국전에 참전, 미국군과 한국군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둔 1950년10월25일을 기념일로 정해 매년 행사를 하고 있다. 이번에는 시 주석이 70주년 행사에서 직접 연설을 했다. 중국 지도자가 항미원조 기념행사에서 직접 연설한 것은 지난 2000년 장쩌민 주석 이후 20년 만이다.
시 주석은 특히 미국의 북진 침략이 한국전쟁 발발의 원인이라고 규정했다. 시 주석은 "1950년10월19일 펑더화이 사령관 겸 정치위원의 인솔하에 조선 전장에 진입했다"면서 이는 중국의 정의로운 행동이었다고 강조했다. 중국군의 한국전 참전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어 시 주석은 "중국의 항미원조는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에 신중국 대국의 지위를 과시한 전쟁이었다"며 "세계 평화를 지키려는 중국인들의 굳은 결의를 보여준 전쟁"이라고 자평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