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치솟는 전셋값, 전세대책 나올까
부동산 전세 품귀현상으로 전셋값 폭등이 지속되고 있는 이달 중순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의 매물 정보란이 텅 비어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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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한 전·월세 대책을 발표한다. 서울 등 수도권의 전셋값 강세가 사그라지지 않고 전국으로 ‘전세난’이 퍼지고 있어서다. 10월 셋째 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0.21%, 한국감정원)은 2015년 4월 이후 가장 높았다. 월세도 덩달아 뛰고 있다. 전·월세 대책이 나온다면 문재인 정부 들어 24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기획재정부ㆍ국토교통부는 25일 “정부는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 등을 통해 시장을 면밀히 점검하며 먼저 발표한 대책의 후속 조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은 기존 대책의 집행에 무게를 두겠다는 설명이지만, 임대차 시장의 불만을 다독이기 위한 추가 대책의 검토도 진행 중이다. 다만, 추가 대책의 발표 시점은 확정하지 않았고, 대책의 횟수가 늘어나는 부담을 피하기 위해 추가가 아닌 ‘기존 대책 보완’의 모양새를 띌 수도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 최고치.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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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세액공제 확대하는 방안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첫 번째 카드는 월세 세액공제의 확대다. 세입자의 임대료 부담을 낮춰주고, 월세 임차인 혜택을 늘려 전세 수요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23일 국정감사에서 “월세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도입한 월세 세액공제는 연 소득 7000만원 이하 무주택자가 기준시가 3억원 이하 주택에 월세로 살면 연말정산에서 10%를 돌려주는 제도다. 공제 한도는 750만원이다.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소득 기준을 높이거나, 공제 한도를 확대하는 방안이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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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중산층 임대주택' 방안 발표
공공임대 주택을 통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는 방안도 유력하다. 각종 인허가를 비롯해 공사 기간을 단축해 주택 공급 일정을 1~2년 앞당기는 방식이다. 중산층을 겨냥한 ‘중대형 공공임대’ 공급 방안도 다음 달 나올 예정이다. 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임대를 중산층까지 포함해 누구나 살고 싶은 ‘질 좋은 평생 주택’ 방안을 제시했다. 국토부는 중위소득 130% 이하인 임대주택 소득 기준을 완화하고, 최대 60㎡ 이하인 임대주택 전용면적을 85㎡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정부가 쓸 수 있는 정책 카드가 많지는 않다. 동전의 양면처럼 전세 대책은 매매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현재 수도권 중심으로 아파트 전셋값은 물론 매매 가격도 급등해 과거처럼 전세 대신 매매 수요로 유도하는 정책을 쓰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정감사에서 “과거 10년 동안의 전세 대책을 다 검토했다. (지금은) 뾰족한 대책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예컨대 아파트 전셋값이 크게 올랐던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취득세 면제, 대출 규제 완화 등 각종 부동산 부양책을 쏟아냈다. 당시 주택 매매시장은 침체기였기 때문에 전ㆍ월세 시장에 몰리는 수요를 매매시장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쓸 수 있었다. 이와 달리 현재는 임대차3법 시행으로 세입자는 계약갱신으로 버티고, 집주인은 물건을 거둬들이면서 전세 물량은 급감했다. 여기에 집값도 크게 올라 세입자는 사면초가에 몰렸다.
이 때문에 상당수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대책이 나와도 단기간에 전셋값이 안정을 찾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김연화 IBK기업은행 부동산팀장은 “물량을 공급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데 공공임대 공급으로 대기수요를 잡아두긴 쉽지 않다”며 “특히 임대차보호법 시행에 따른 시장의 혼란까지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전세난이 지속할 수 있다”고 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당장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5000여 가구로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 전셋값은 당분간 더 오를 수밖에 없다”며 “세제 혜택은 세입자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는 차선책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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