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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美·유럽 휩쓰는 코로나 2차 팬데믹…세계 경제 '더블딥'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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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2차 팬데믹' 현실…4Q 다시 마이너스 성장 우려

'닥터둠' 루비니 “美 안심 못해…부양책 제때 시행해야”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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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부 도시 니스의 한 레스토랑 직원이 24일(현지시간) 정부의 야간통행 금지령에 따라 상점 문을 닫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외출을 금지하는 통행금지 조치를 38개주에 추가 적용키로 했다.
(사진=AFP)[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2차 팬데믹(대유행) 우려가 확산하면서 세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유럽에선 올해 4분기 ‘더블딥(double dip·이중침체)’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에서도 추가 경기부양책을 제때 시행ㅎ하지 않으면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유럽 2차 팬데믹 현실로…4분기 다시 마이너스 성장 우려

CNN 등 주요 외신들은 지난 23일(현지시간)을 ‘마의 금요일’로 규정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북미와 유럽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하루 확진자수는 종전 최고치를 경신하며 2차 팬데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PC)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지난 23일 신규 확진자가 4만2032명을 기록해 전날 기록한 종전 최대기록을 갈아 치웠다. 누적 확진자는 104만1075명으로 전 세계에서 100만명을 넘어선 7번째 국가가 됐다. 유럽에선 러시아, 스페인에 이어 세 번째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외출을 금지하는 통행금지 조치를 38개주에 추가로 적용하기로 했다. 프랑스 전체 인구의 약 70%, 4600만명에 달하는 인구가 야간에 외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벨기에 등 다른 국가도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같은 날 발표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10월 종합 구매관리자 지수(PMI) 속보치가 전월대비 1포인트 하락한 49.4로 집계됐다. 통상 PMI가 50을 웃돌면 경기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각각 의미한다. 유럽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고자 또다시 봉쇄 조치를 내리면서 소비 역시 위축된 것이 지표로 확인된 셈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유럽 경제가 3분기엔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4분기엔 다시 마이너스(-) 성장률로 뒷걸음질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 1분기 전분기대비 3.7% 감소했고 각국 봉쇄 조치가 본격 시행됐던 지난 2분기엔 전분기대비 -11.8%를 기록했다. 이달 말 발표하는 유로존 3분기 GDP 성장률은 9%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4분기 성장률은 애초 2% 상승할 것으로 관측했으나 최근에는 하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이미 더블딥 경로 위에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ING뱅크의 버트 콜리힌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은 4분기 더블딥에 빠지는 것이 현실적인 시나리오가 됐다”며 “소비에 대한 자신감 감소는 이런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타리나 우터몰 알리안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에 “우리는 몇몇 유럽 국가의 4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꺾이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또 다른 경기 침체 가능성은 틀림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IHS마킷은 더블딥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금리하락 압력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또 유럽 경제 회복세를 꺾고 있는 각국 정부의 봉쇄 조치에 대해 완화 요구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美도 더블딥 안심 못해…부양책 제때 시행해야”

미국에서도 최근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며 2차 팬데믹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유럽과는 대조적으로 미 경제지표는 상대적으로 양호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유럽처럼 전면적인 봉쇄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추가 경기부양책을 적기에 시행하지 않으면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3일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언론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이날 하루에만 약 8만 3000~8만 50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16일 종전 최대치였던 7만 7000여명을 크게 웃돈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최악의 상황이 아니다”고 경고한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실내 활동이 늘어나고 밀접한 접촉도 증가할 것으로 보여서다.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과 제이 버틀러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감염병 국장은 최근의 감염 추세가 머지않아 미 전역으로 확산하고 역대 최다 기록도 곧 다시 쓰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2차 팬데믹은 미 경제회복 추세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비관적 경제 전망으로 유명한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지난 20일 한 행사에 참석해 “만약 적절한 시기에 부양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미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루비니 교수는 “여름 이후 미 경제 회복은 극도로 약한 모습이다. 소비지출과 산업생산 성장세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는 있지만 속도가 느리다”며 “경기부양책 지연은 미 경제를 또 다른 하향 국면으로 끌어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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