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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위기의 승부사'이자 '은둔의 경영인'...이건희 회장이 남긴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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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선영 앵커
■ 출연 : 박주근 / CEO 스코어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위기의 승부사이자 은둔의 경영인으로 평가를 받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한 기업의 역사를 넘어서 한국 경제에 굵직한 이정표를 남겼는데요. CEO 스코어 박주근 대표와 이건희 회장의 발자취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박주근]
안녕하세요.

[앵커]
이건희 회장을 수식하는 단어들을 나열하자면 상당히 많이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역사 속에 어떤 사람으로 기억이 남을까요? 가장 대표적인 수식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박주근]
한국 기업에서 혁신적 기업가. 그리고 퍼스트 무버. 이렇게 저는 정의를 하고 싶은데요. 이유는 이건희 회장이 경영하기 전에 한국의 대부분 기업은 선진 기업을 열심히 추종하고 따라가고 패스트 팔로우하는 거기에 매몰돼 있는 경제구조였다면 이건희 회장의 93년 프랑크프루트 선언 이후에 지금의 우리가 초일류 기업을 보고 있듯이, BTS가 세계를 선도하는 이런 일들이 우리도 퍼스트 무브가 될 수 있는 그게 가장 혁신적 일을 했던 혁신적 기업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리고 많이 회자되던 수식어가 바로 은둔의 경영인입니다. 그만큼 사생활 공개도 잘 안 하고 말수도 적고 이런 부분이 두드러졌었는데 재계에서는 개인적인 평판은 어떤 얘기들이 나오나요?

[박주근]
많은 오너 경영인들이 잘 드러내기 싫어하시죠. 잘 드러내지 않고 대부분의 경영인들이 나서기보다는 은둔을 많이, 현재의 오너들도 택하고 있는데 반면에 이건희 회장의 경우에는 필요한 때는 분명히 나오신 것 같고 그리고 사고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이상의 혁신적인 사고는 분명히 있었던 분 같습니다.

[앵커]
오랜 기간 투병 끝에 별세를 했습니다. 그리고 경영 일선에 있을 때도 폐암 수술도 받은 적이 있잖아요. 건강 문제는 항상 이슈였던 것 같아요.

[박주근]
우선 99년도에 폐암 수술을 했죠. 그래서 이건희 회장이 휴가지나 이런 데를 보면 하와이나 이런 데 많이 가시는 이유가 따뜻한 곳에 가서 폐암수술 이후에 이런 관리를 하신 것을 알 수가 있고요.

그러다가 2014년 5월이었죠. 급성 심근경색으로 밤 9시경에 병원에 실려가서 스텐트 삽입술도 하고 CPR까지 해서 한 6년 5개월간 현재까지 가끔 뉴스에는 재활도 하고 있다고 하다가 이번에 이렇게 별세를 하신 것 같습니다.

[앵커]
워낙에 관심이 많은 인물이다 보니까 위독설도 있었고 재활설도 있었고 여러 가지 얘기가 있었는데 어떻습니까? 지금까지 그 6년간의 시간은 어떤 관리가 이루어졌고 어떤 증세가 있었던 건가요? 어떤 얘기들이 전해지고 있습니까?

[박주근]
정확한 팩트는 삼성에서 알 수는 없지만 중요한 것은 6년 이상의 시간을, 물론 이건희 회상이 은둔의 경영자라고 하긴 하지만 6년 이상의 시간을 병원에 누워서 여러 가지 했다는 것은 그 자체가 사실은 비밀스러웠던 거죠.

그리고 그것 때문에 오히려 언론에서 위독설, 사망설 여러 번 나왔던 이유도 그런 것 같은데 중요한 것은 삼성에서 공식적인 어떤 과정들을 밝히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부분 같습니다.

[앵커]
이건희 회장의 일생에서 빛과 그림자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먼저 경영 성과 부문을 안 짚어볼 수가 없는데요. 여러 가지 성과를 거뒀지만 그중에서도 반도체, 휴대폰에서 한국의 삼성을 세계의 삼성으로 키웠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성장 요인의 핵심이 어떤 거라고 보십니까?

[박주근]
초반에 말씀드렸지만 그전까지 우리 기업의 대부분의 사고는 열심히 선진 기업들을 따라만가면 된다. 그리고 열심히 쫓아가면 된다는 구조에서 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경영 선언 이후에 세계적인, 그러니까 우리도 1등을 할 수 있다는 어떤 사고의 전환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열심히 따라만가는 경영 방식과 지금은 굉장히 미미하지만 우리가 1등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가에 대한 사고는 방법 자체가 전혀 다르게 혁신적으로 바뀌는 거죠.

저는 이건희 회장의 가장 큰 공적은 바로 이런 사고의 전환. 물론 그 사고의 전환 때문에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말까지 나와던 것도 바로 이런 맥락인데 이것이 현재의 삼성전자가 초일류기업, 그러니까 반도체에서는 글로벌 넘버원이 이미 된 상태고요. 스마트폰에서도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앵커]
지금도 점유율이 20%가 넘잖아요.

[박주근]
그렇습니다. 물론 전체 매출에서 인텔이 좀 앞서긴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나 낸드플래시 반도체는 압도적인 1위를 하고 있어서 이러한 성과, 그러니까 퍼스트 무브로 갈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그 당시 굉장히 미미했던 삼성이라는 기업을 따라만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1등 할 수 있는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이 사고의 전환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언급해 주셨던 프랑크푸르트 선언.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자. 그러니까 그만큼 혁신을 상당히 강조했던 기업인이자 혁신의 리더십을 끌고 갔던 기업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리더십에게 가장 강조됐던 부분이 어떤 부분일까요?

[박주근]
삼성 리더십의 첫 번째는 1등주의죠. 1등주의라는 것은 단순히 1등을 하자는 주의가 아니고 1등이 되기 위한 것과 2등, 3등과는 사고가 전혀 다르게 접근을 합니다.

그러니까 상품을 만들 때나 서비스를 할 때나 모든 것에서 퍼스트가 되기 위한 사고는 전혀 다르게 하기 때문에. 왜냐하면 2, 3등의 사고는 1등을 열심히 추종하고 따라가고 이런 사고였다면 1등이 되려고 하면 사고가 전혀 다른 방법이 생기는 거죠. 이것이 현재 삼성을 이끌어왔던 거고 지금도 삼성이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고 지금도 그 방법을 고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아버지인 이병철 회장보다 그런 부분에서는 더 높게 평가하는 부분도 있던데 어떻게 보십니까?

[박주근]
그렇습니다. 이병철 회장의 역할은 삼성그룹을 창업하시고 초석을 낳았다고 본다면 이건희 회장의 공적은 삼성이라는 기업을 전 세계 1등, 초일류기업으로 만들었던 혁신가의 면모를 볼 수 있는 것이죠. 이병철 회장의 공도 크지만 사실은 현재의 삼성이 된 것은 이건희 회장의 공이 크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언급해 주신 그런 눈부신 성과도 분명히 있지만 그 뒤에 그림자도 짙었던 게 분명히 있습니다. 삼성 반도체 백혈병 발병도 있었고요. 그리고 무노조 경영에 대한 비판도 꾸준히 있어 왔고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를 하십니까?

[박주근]
삼성이 저렇게 초일류 기업이 되는 데 있어서는 사실은 물론 이건희 회장의 공적도 크지만 그 안에 근로자, 각 이해 당사자들이 굉장히 많지 않습니까?

그러한 부분들의 공적도 사실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인데 성장 속에서 그러한 부분들을 굉장히 덮어놓은 건 사실이었고 특히 무노조 경영은 글로벌 기업에 걸맞지 않는 경영이었죠. 그러면서 이번에 이재용 부회장께서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철폐한 건데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고요.

또 하나는 백혈병 문제 같은 경우는 지금까지 그렇게 부인하고 했지만 결국에는 백혈병이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문제인 것이 밝혀진 것이고 결국에는 보상까지 합의를 본 것인데 이러한 부분들도 왜 빨리 합의를 보지 않았고 인정하지 않았는가에 대해서는 뼈아픈 삼성의 중요한 결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앞으로 노동 환경이나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지금 삼성의 기업 분위기를 봤을 때는 개선될 여지가 많다고 보십니까? 어떻게 보시나요?

[박주근]
이번에 재판받는 것도 그런 부분이죠. 여전히 개선할 부분이 많은 것 같고요. 실제 기업이 이제는 글로벌화 되고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런 다양성이나 이런 보편적인 것들에 대해서 글로벌 표준들을 따라가는 게 당연합니다.

그래야만이 현재의 삼성이 이것을 지킬 수 있고 또 한걸음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은 해야 되는 것이고 무노조 경영을 철폐했지만 당장은 저는 바로 노조 활동을 열심히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시간이 필요할 것 같고 그러한 것들을 삼성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앵커]
이건희 회장이 강조했던 혁신이라는 그 단어가 이런 많은 분들이 지적하는 어두운 면을 밝히는 데 쓰였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이건희 회장 일생에서 또 뼈아팠던 부분이 바로 비자금 의혹 부분 아니겠습니까? 그 당시에 황제 경영이다, 이런 비판도 있었는데 가장 큰 시련의 시기였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죠?

[박주근]
그렇습니다. 시련의 시기였고 어떻게 보면 그 비자금 문제나 그때 있었던 문제가 사실 지금까지 이어진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재벌 구조, 재벌의 혁신, 재벌의 문제의 종합판이 거기 다 들어있었고 그 당시 비자금뿐만 아니고 삼성이라는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 정관계 로비가 얼마나 치밀하게 이루어졌고 그러한 것들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었는데 현재의 그 당시 비자금 사건이 마무리됐다고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이 재판받고 있는 건도 어떻게 보면 그 당시의 그런 건들이 계속 이어져왔던. 그게 핵심은 뭐냐 하면 경영권의 안정적인 확보와 보호 그리고 승계 문제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언급해 주셨는데 이건희 회장이 별세하면서 이재용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은 됐는데 지금 여러 가지 복잡한 재판이 얽혀 있지 않습니까?
앞으로 어떤 변수가 될까요?

[박주근]
우선 내일도 당장이 재판이 있지 않습니까? 재판이 있는데 현재는 장례 중이라서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요. 이번 재판에서 이건희 회장의 별세는 어떻게 보면 여론에서는, 여론전에서는 오너 경영에 대한 강조를 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을 봐줘야 되는 것 아니냐라는 식으로 여론이 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요.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아까도 언급했던 이건희 회장의 가장 수난시대였던 비자금 문제가 사실은 지금의 경영권 승계와도 연결돼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삼성이 지금의 삼성에서 한 번 더 투명화로 가기 위해서는 분명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야 될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삼성 입장에서는 지금 설명해 주신 대로라면 사법 리스크를 강조할 수 있는 그런 부분도 있는 건가요? 어떻게 변수가 어느 정도 작용할 것으로 보십니까?

[박주근]
지난번 재판에서도 변호인단이 여러 가지를 요청하지 않았습니까? 삼성에서는 최대한 여론전을 활용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건희 회장의 별세가 삼성의 리스크에 이재용 부회장까지 없으면 삼성의 리스크가 극대화될 것이다라고 분명히 여론전을 할 것이고 그때 재판장에서 얼마큼 먹힐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번 이건희 회장의 별세와 재판. 이 두 가지는 그런 쪽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봅니다.

[앵커]
이건희의 시대에서 이재용의 시대로 넘어오게 된다면 삼성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이 부분도 상당히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대목인데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박주근]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가 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물론 삼성이 지금까지 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 이후에 혁신적으로 초일류기업이 돼왔지만 1등이 되는 것도 힘들지만 사실은 1등을 지키는 것이 더 힘든 일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의 전면에 들어서면서 그런 삼성의 가보지 않은 길을 가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을 아마 가지고 올 것이고 그중에 하나는 M&A라든지 새로운 신성장동력에 대한.

[앵커]
더 공격적으로 갈 거라고 보십니까?

[박주근]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지금 이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가지고 오퍼레이션이 잘 되고 있다면 오히려 이걸 바탕으로 해서 급변하는 이 과정에서 새로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이재용 부회장 시대의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앵커]
앞으로 그 과제를 어떻게 이끌어 나가느냐도 궁금증이 집중되고 있는 건데 사실상 지금 투병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사실상 지금까지도 이재용 부회장의 시대 아니었겠습니까? 지난 몇 년간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박주근]
과도기였던 것 같은데요.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눕고 난 이후에 실질적인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사실은 동일인 지정을 하지 않았습니까? 삼성그룹의 수장으로서 이끌어왔는데 두 가지인 것 같습니다.

우선 신성장동력 산업에 대한 가시적인 결과는 아직 없었다. 그리고 반도체, 스마트폰은 그 이전부터 잘 돼 있는 오퍼레이션이 더 성장한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반도체의 파운더리사업 같은 새로운 산업에 대해 뛰어든 것도 물론 가시적인 효과이긴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성과, 경영이라고 하기에는 아직까지는 보여줄 것이 더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건희 회장의 시대는 공식적으로 마침표를 찍었고요. 이제 이재용 부회장 시대가 열리게 되는 건데 앞으로 삼성이 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한 기업으로 발전하기를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CEO 스코어 박주근 대표였습니다. 고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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