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건희 삼성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지 6년여 만에 세상을 떠났다. 이 회장이 쓰러진 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섰고, 많은 변화를 겪으며 현재까지 왔다.
고 이 회장이 쓰러질 당시 삼성은 실적 부진 등으로 우려가 큰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부회장 중심으로 실적 회복과 미래 사업 투자 등을 추진하며 안정을 찾는 듯 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며 그룹 총수 사상 첫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현재는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파기 환송심이 진행 중이며,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에 대한 재판도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확산 등 초유의 위기가 더해지고 있어 삼성 내외에서 위기감이 고조된다.
삼성은 내외의 여러 악재를 극복하고 그룹 경영과 실적 안정을 찾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중장기적으로는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 육성하는 것이 핵심 임무다.
고 이 회장이 쓰러진 2014년 5월 당시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부진으로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였다. 2014년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4조600억원에 그쳤고, 그해 연간 영업이익도 25조251억원으로 전년 대비 32%나 급감했다.
이 부회장은 갑자기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지만 어려운 상황을 정리하며 실적 회복을 이끌었다. 이후 반도체 초호황과 스마트폰 사업 회복 등이 맞물리며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2017년 53조6450억원, 2018년 58조8867억원으로 최고 기록을 세웠다.
2018년 말부터 세계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서 삼성전자 실적이 하락했지만 올해 다시 실적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사업적으로는 미래를 위한 변화가 활발했다. 이 부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힘썼다. 세계 전자·IT 산업계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사물인터넷(IoT), 자동차 융합, 5G,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 트렌드가 급부상했고, 신기술과 기존 산업의 결합을 통한 변화가 몰려 왔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체제에서 루프페이, 스마트싱스, 비브랩스, 조이언트, 데이코 등 현재 삼성 핵심 사업과 관련한 글로벌 기업을 인수합병(M&A)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삼성넥스트를 중심으로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수많은 기업에 지분투자도 했다. 투자의 정점은 글로벌 전장부품 회사 하만 인수다. 삼성전자는 국내 M&A 사상 최고액인 80억달러에 하만을 인수하며 전장부품 분야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삼성그룹 경영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두 차례 빅딜을 통해 화학과 방산 부문을 각각 한화그룹과 롯데그룹에 매각했다. 통합 삼성물산 출범, 계열사 사업 정리 등도 진행했다. 순환출자 고리 해소 등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추진했다.
악재도 있었다.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면서 이 부회장 경영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총수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도 겪었다. 이 과정에서 그룹 핵심 경영조직인 '미래전략실'도 해체했다.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멈췄던 경영 활동을 활발히 펼치지만, 여전히 2개의 재판을 받고 있어 제약이 있다.
이제 삼성의 과제는 지속적 미래 사업 육성과 국민 신뢰 회복으로 압축된다.
삼성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미래 투자와 현재 사업의 균형을 잘 지키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사업 세계 1위를 목표로 향후 10년간 133조원 투자, 차세대 디스플레이 13조원 투자 등 대규모 투자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올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글로벌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며 실적 상승세도 이끌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뉴 삼성'으로 변화에 속도를 내서 국내 재계 1위이자 글로벌 기업으로서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또 하나의 과제는 국민 신뢰 회복이다. 삼성에 대한 국민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삼성이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고,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을 하는 등 많은 변화 모습도 보였다. 이런 변화를 국민이 인정하도록 지속 노력해야 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며 조직부터 경영 방식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고, 투명 경영과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제도를 많이 도입했다”면서 “아직도 국민과 사회의 신뢰를 완전히 회복했다고 보긴 어려운 만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