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지배구조 개편 작업 본격화될 듯…사회환원 가능성도 제기돼
삼성 이건희 회장이 25일 별세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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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별세하면서 삼성그룹의 지분 승계에 관심이 쏠린다. 이 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가치가 18조원가 넘는 상황에서 상속세도 10조원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삼성전자 4.18%, 삼성전자우 0.08%,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2.9%, 삼성 SDS 0.01%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난 23일 종가 기준으로 이 회장의 지분 가치는 18조2천억원대에 달한다.
이 회장 보유 주식을 유족들이 상속받으면 최고 상속세율 65%에 해당하는 10조원 규모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삼성가가 현재 지분율과 지배구조 유지를 위해서는 유족들이 당장 10조원 규모의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삼성가라도 당장 10조원대 현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상속세 납부를 위해 일부 지분을 처분한다면 현재 유지되고 있는 삼성그룹 지배구조가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1%를 보유한 1대 주주다. 삼성전자의 지배구조는 표면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지만 '이 회장→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미치는 영향력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수년째 경영권 승계 의혹으로 인한 재판에 시달리면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는 손을 놓고 있었다. 이 회장 보유 지분에 대한 승계 문제도 내부적으로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회에서는 이른바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가운데 총 자산의 3%를 남겨두고 매각해야 한다. 이 부회장이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을 모두 승계하더라도 또다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 지분 상속 과정은 그동안 묵혀왔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지분을 삼성문화재단 등 공익재단에 환원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기도 했다.
다만 삼성생명 지분을 사회에 환원하더라도 삼성전자 지분은 이 부회장이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5.01%를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본인도 삼성전자 지분 0.70%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이 회장 지분을 모두 승계하면 삼성전자 지분 10% 수준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가치만 14조원이 넘는다. 이에 대한 상속세만 7조원 규모에 이른다. 이를 위해 이 부회장이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고 구본무 회장의 지분을 물려받으면서 9천억원대의 상속세를 연부연납 제도를 이용해 납부하고 있다.
강길홍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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