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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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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욱 국민의힘 의원 “70년대생 정치인으로 민주당 86세대 정치인 넘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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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경북 포항시 남구·울릉군)이 최근 페이스북에 당의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제목은 ‘세대교체가 당의 살길’이었다. 1977년생으로 43세인 김 의원의 글은 40대 기수론을 떠올리게 했다. 10월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86세대가 주류인 민주당을 넘어서기 위해서 국민의힘은 70년대 이후에 태어난 젊은 정치인을 당의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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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주장의 글을 어떻게 올리게 됐나.
“총선 패배 이후에 어려운 과정을 거쳐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당의 대표로 세우고 당명과 정강정책을 바꿨다. 하지만 대안정당이나 수권정당이라는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 지지율도 답보상태다. 답답한 마음에 글을 썼다. 국민의힘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면 메시지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을 하는 주체를 바꿔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당 지도부를 바꾸자는 것이 아니다. 당의 전면에 나서서 활동할 수 있는 사람들을 바꾸자는 것이다.”

-지금 김종인 비대위에 젊은 비대위원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비대위가 다양하게 구성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김종인 원톱으로 보이는 것이 외연 확장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구성은 잘 해놨지만 힘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2012년 초의 박근혜 비대위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비대위원 한명 한명의 목소리가 드러나야 한다.”

-‘국민의힘을 이끌 70년대 이후 세대! 3040 세대!’를 언급했다. 보수 정당에서 이 세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2022년 대선 앞두고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대권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선거다. 시장 후보를 내세우는 과정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 민주당에서는 86세대가 주도권을 잡고 있다. 이들 세대의 기득권화에 대한 반감도 있다. 우리 당이 민주당을 이기려면 86 다음 세대인 70년대생 이후의 세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 이들이 경선 후보군에 들어가면 외연을 확장하고 당 주목도를 올릴 수 있다. 그렇지 않고 기성 정치인만 참여하게 되면, 국민이 봤을 때 ‘여전하네’ ‘그대로네’라는 평을 할 수밖에 없다. 전략적으로라도 보궐선거에 당의 신진들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

-후보로 김세연·김웅·오신환·윤희숙·이준석씨를 언급했다.
“서울시장 선거는 큰 선거다. 젊은 신진들이 후보로서 완주할 수 있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하지만, 새로운 피를 내놓지 않으면 당이 동맥경화에 걸린 당으로 남아 있게 된다. 언급된 분들이 아니더라도 경선에는 반드시 신진 정치인이 포함돼야 한다.”

-진보 정당에서 보다, 보수 정당에서 ‘40대 기수론’을 주장하기가 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정당 구조에서 40대 리더가 나서기 힘들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은 일찍부터 정계에 진출했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정계 진출 시기가 빠르다. 정치경력이 10년 이상이 되어야 전면에 나설 수 있다. 일찍 정치에 몸을 담아야 40대에 리더가 될 수 있다. 제가 40대 의원으로, 우리 당 지역구 의원 중에서는 배현진 의원에 이어 다음으로 최연소 의원이다. 제가 지금 전면에 나설 수 없다. 보여줄 수 있는 스토리가 없다. 재선·3선 뒤에야 꿈을 보여줄 수 있다. 그렇게 해야 국민의 뜻에 맞는 정치를 할 수 있다. 50대를 넘어야 가능한 일이다. 40대에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정치를 이른 나이에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민이 국민의힘을 보고 ‘변하는구나’라고 희망을 주려면 22대 국회에서 적어도 20·30세대 의원이 두자릿수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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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생으로 40대에 해당한다. 동년배인 40대를 어떻게 평가하나.
“40대는 자랄 때 X세대라고 불렸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고 한다. 자유분방하다. 민주 대(對) 반민주, 민주 대 독재 상황에서 성장한 게 아니다. 세계를 보는 시각이 개방적이고 다원화돼 있다. 86세대는 치열하게 살다 보니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본다. 정치에서도 나와 적으로 구분하면서, 진영 정치와 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 반면 70년대 이후에 태어난 세대는 훨씬 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86세대는 사회에서는 취업, 내 집 마련, 자산 취득 등에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40대는 달랐다. IMF 사태로 취업이 힘들었다. 이때부터 스펙 경쟁이 벌어졌다. 토익을 공부했고 어학연수를 나갔다. 배낭여행도 떠났다. 최초의 글로벌 세대였다. 때문에 86세대가 폐쇄적이라고 한다면 40대는 안목과 시야가 열려 있고 더 넓다고 볼 수 있다. 40대는 마지막 아날로그 세대이자 최초의 디지털 세대였다. 공중전화와 삐삐를 동시에 사용했다. 지금은 디지털 정보 사회다. 우리 세대는 86세대에 비해 디지털 정보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40대에서 지지율이 열세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과거에도 40대는 보수 정당보다 민주당을 더 지지했다. 최근에 여러 비리 의혹을 보면서 정부 여당에 실망하는 측면이 있다. 우리가 흡수할 수 있는 지지율이 있다고 본다. 결국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세대별로 어떤 전략을 짜야 한다고 생각하나.
“집토끼만으로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이기기 힘들다. 수도권·청년층에서 최대한 지지를 끌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젊은 정치인이 후보로 나서지 않더라도 앞에서 나서 당을 이끌어야 한다. 승리 방정식은 분명하다. 2011년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김종인·이준석 비대위원을 데리고 왔다. 사람을 바꾸면서 중도층·청년층에게 다가간다는 메시지를 보여줬다. 서울시장 선거도, 대선도 마찬가지다. 보수 지지층만 상대하고 이들에게 카타르시스만 줘서 승리할 수 없다. 이들에게 큰 그림을 보여주고, 청년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후보를 내야 한다.”

-총선 백서 제작특별위원회에 현역 의원으로 유일하게 들어갔다. 4월 총선 때 미래통합당에서 많은 젊은 정치인을 내보냈지만 본선에서 많이 낙선했다.
“(젊은 후보들을) 공천은 많이 했다. 무모할 정도로 실험적이었다. 소선거구제 선거에서 특히 지역 연고가 없는 후보를 너무 많이 뽑았다. 총선 백서에 일찍 연고지를 잡아 차근히 준비할 수 있게 시간을 주자는 이야기를 넣었다. 보수 정당이 엘리트 정당으로서, 밖에서 성공한 분을 모셔오는 경향이 있었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당에서 성장한 젊은 정치인들이 일찍 정치를 해서 국회의원이 되어야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기존에도 국민의힘에는 소장 정치인들이 있었지만 선거 때 앞에 내세우기만 했을 뿐, 이들이 당에서 실제적인 힘을 갖지 못했다.
“당에서 새로운 변화를 위해 개혁 인사를 하곤 했다. 하지만 소비만 되고 주류로 안착하지 못하는 구조가 반복됐다. 전체 국민의 의사가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미스터 트롯>과 같은 방식이 있다. 기존의 트로트 가수로 경연을 한다면 큰 호응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신진들의 경연은 달랐다. 이름이 드러나지 않았던 신예들이 당내 경선에 나서도록 무대를 열어줘야 한다.”

글 윤호우 선임기자 hou@kyunghyang.com·사진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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