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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시진핑 "6·25서 美 때려눕혀" 이인영 "시진핑 입장 평가는 외교적 관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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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3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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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인민지원군 항미원조(抗美援朝) 참전 70주년 기념 대회' 연설에서 "중국은 미국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 한반도 안정을 위해 항미원조 전쟁에 나서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항미원조는 '미국에 대항하고 북한을 도운다'는 뜻으로, 중국은 6·25전쟁을 항미원조 전쟁이라고 부르고 있다.

중국은 1950년 10월 25일 미군과 한국군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둔 것을 기념해 매년 10월 25일을 '항미원조 기념일'로 지정해 기리고 있다. 이 행사에서 중국 최고 지도자가 연설에 나선 것은 20년 만이다.

이날 시 주석은 중국의 6·25전쟁 참전을 미국 위협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지만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 정의로운 전쟁에 나섰다"며 "중국은 항미원조 정신과 결사항전의 의지를 통해 어떠한 세력도 중국을 막을 수 없음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국제 전략과 냉전 사고에서 출발해 한국 내전에 무력간섭을 하기로 결정했다"며 전쟁 책임이 미국에 있음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전쟁 기간 중국공산당은 정확한 전투 지휘를 해냈고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면서 "중국 인민은 침략자를 때려눕히고 이를 통해 신중국의 대국 지위를 세계에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 주석은 "어떤 세력도 신성한 조국의 영토를 침범하거나 분리시키려고 시도하면 우리는 정면에서 통렬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신냉전 국면 속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을 놓고 양국 간 신경전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을 겨냥한 듯한 경고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중국의 6·25전쟁 참전 70주년을 기념해 중국 선양에 있는 열사릉과 단둥시 항미원조 기념탑에 꽃바구니를 보내며 중국과 연대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6·25전쟁에 참전해 사망한 마오쩌둥 주석의 장남 마오안잉이 묻혀 있는 평안남도 회창군 소재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참배하기도 했다.

한편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시 주석 발언에 대해 의견을 묻자 "외교적 관례가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이 장관은 "중국 정상이 중국의 시각으로 평가한 것을 장관으로서 적절하다, 적절치 않다고 평가하는 것은 외교적 관례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날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이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하면 (이는 남북관계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남북 보건·의료 협력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 장관은 "(남북 보건·의료 협력이 성사되면) 북쪽도 경직된 방역체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을 맞이할 수 있고, 그러면 서해 피격 살인 사건과 관련된 부분들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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