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재 국민의힘 의원. 사진=김 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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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혜원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3100억원 이상을 투입한 '중소기업 비대면 서비스 제공' 신규사업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서비스를 제공 받는 대상 기업 선정이 25% 밖에 진행되지 못했고, 서비스를 공급하는 기업은 중소ㆍ벤처기업으로 한정돼 있어 사업 효과가 반감될 우려가 제기된다.
23일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K-비대면 서비스 플랫폼 구축 사업' 자료에 따르면 이 사업의 실집행금액은 21일 기준 23억1300만원으로 집행률은 0.8%에 불과하다.
정부는 당초 올해 안에 서비스 수요 기업 8만개를 선정하기로 했지만 현재 신청 기업은 2만3043개로 4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중 선정된 수요 기업은 1만1470개 뿐이다. 김 의원은 "추경은 타이밍이라더니 이 속도로 올해 안에 8만개의 수요 기업을 다 선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대규모 불용액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서비스 공급 기업을 선정하는 작업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사업의 참여기업 모집 공고문에 따르면 비대면 서비스 공급기업은 중소ㆍ중견기업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중기부는 서비스 공급기업 359개사를 최종 선정해뒀다.
기준에 따르면 최근 비대면 솔루션 시장 진입을 발표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솔루션은 중소기업이 바우처로 구입 할 수가 없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소속으로, 규모는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반면 네이버의 자회사인 웍스모바일의 비대면 솔루션은 진입이 허용된다. 네이버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기부는 이에 대해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해 공급기업에 판로확대와 성장을 위한 마중물을 제공해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관련 업계와 김 의원은 중기부의 신규사업 의도가 현실에서 제대로 구현될지 여부에 강한 의심을 품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 사업의 취지가 중소기업들이 코로나19 위기 속에 빠르게 증가하는 재택근무, 화상회의 등 비대면 근무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돕는 데 있는 것이 맞다면 수요 기업들이 원하는 가장 질 좋은 기술을 도입해주는 데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이 맞지 않냐"며 "공급기업을 제한하면 이를 활용하는 수요 기업들로서는 정부가 정말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 의원은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상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를 시행한 뒤 공공 소프트웨어 수출은 반토막이 났다"며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한 소프트웨어 산업의 사례를 반면교사해 사업을 재설계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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