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저지 한인촌 팰리세이즈파크서 10주년 기념 행사
지자체 정식 절차 거쳐 유지 명분 확보해 日 견제 이겨내
"갈등 보다는 여성인권과 세계평화 교육 자료 돼야"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세계 최초로 미국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팰리세이즈파크에 건립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가 건립 10주년을 맞았다. 팰리세이즈파크 측은 22일(현지시간) 기념식을 갖고 기림비의 의미를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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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인 크리스 정 팰리세이즈파크 시장은 이날 "한국과 일본의 싸움이라는 정치적인 목적이 아닌 여성의 인권 문제라는 교육적 가치가 담겨있다"고 기림비를 평가하면서 "다음 세대에까지 여성 인권이라는 이슈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시장은 기림비 건립 10주년을 맞아 '위안부 피해자의 고통과 용기,생존을 기억해야 한다'는 시장 명의의 성명서도 발표했다.
기림비는 2007년 미 연방의회에서 위안부결의안이 통과된 후 추진됐다.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기림비와 소녀상 등이 잇달아 설치됐다. 기림비 설치를 주도한 한인유권자센타(KAVC)는 3년 후인 2013년 버겐카운티 법원 앞에도 세웠다.
추가로 세워진 기림비에는 카운티정부가 주도해서 설치법안을 통과하고 카운티주민들이 동의했다는 서명이 있다. 카운티법원앞에는 위안부 외에 흑인 노예, 홀로코스트, 아르메니안학살, 아일랜드 대기근 등 역사적인 인권침해 사례를 기리는 기림비가 여럿 있다.
첫 기림비 건립 이후에도 일본계 미국 정치인들, 일본 국회의원과 외교관들이 이 곳을 방문해 지속적인 철거 공작을 벌였지만 기림비는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냈다.
기림비 조성을 주도했던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기림비가 일본 정부 등의 지속적인 견제속에 10년이라는 세월을 견뎌낸 이유에 대해 "지자체의 의결을 거쳐 공공부지에 자체 모금을 통해 설치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독일 베를린에 설치된 소녀상이 철거 논란을 겪었다는 점에서 세계 최초의 기림비는 더욱 주목을 받았다. 그는 "체계적인 준비와 법적 절차 없이 기림비나 소녀상을 세우다가는 오히려 일본측의 역공을 받기 십상"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홀로코스트생존자재단, 역시 대학살을 겪은 아르메니아 주민 단체의 도움을 받아 기림비가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기념비나 동상 건립 문제를 한일간의 대결로 인식하기 보다는 인도주의와 여성인권 문제에 주력해 일본내 지지세력과 연대, 전세계적인 운동으로 확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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