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금태섭 전 의원.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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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6개월 남은 서울시장 선거의 변수로 떠오르면서다. 출마 여부도 밝히지 않은 전직 초선 의원의 서울시장 도전 여부가 여론의 주목을 받는 것은 이례적이다. “금 전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하든 내년 선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번 탈당이 “친문 패권주의의 민낯을 드러냈다”고 반색하면서도 금 전 의원의 행보는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금 전 의원이 출마 결심을 굳히면 폭발력을 발휘할 거란 기대도 있지만, 뚜렷한 정치 기반이 없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거란 평가도 공존한다. 이날 국민의힘에선 “소금 역할을 한 금태섭을 등 떠민 후진적 민주당”(김병민 비대위원), “금태섭 모시기에 설레발 치면 안 된다”(정원석 비대위원)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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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연 확장 적임자”
금태섭 전 의원이 2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앞서 공천관련 입장을 밝히는 모습. 금 전 의원은 이후 서울 강서갑 경선에서 탈락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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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전 의원의 정치적 자산으로는 대중적 인지도가 꼽힌다. 2012년 대선에서 안철수 캠프의 상황실장으로 처음 얼굴을 알린 금 전 의원은 4년 뒤 총선에서 서울 강서갑에 당선, 당 대변인도 맡았다. 지난해 ‘조국 사태’는 그가 중앙 무대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계기였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행태를 비판했던 금 전 의원은 이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표결에서 기권하는 등 ‘소신 행보’로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후 여권 강성 지지층의 공격 속에 총선 경선에서 탈락하고, 이후 공수처법 표결 기권을 이유로 당 징계까지 받게 되자 '권력에 탄압받는 피해자'로 부각됐다.
그의 21일 민주당 탈당 선언은 급기야 국민의힘 영입설로 이어졌다. 한 국민의힘 초선의원은 “보수 정당의 난제인 ‘외연 확장’에 금 전 의원만큼 어울리는 인물이 있느냐”고 했다. 다만 금 전 의원 본인이 “반성과 변화가 필요한 당”이라고 국민의힘에 선을 그은 데다가, 만일 서울시장에 도전하더라도 무소속 출마가 유력한 만큼, 실제 국민의힘과 손을 잡을지는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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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성과가 있나, 거품”
지난 총선 당시 선거 운동을 하고 있는 금태섭 전 의원. [금태섭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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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금 전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의 핵심 변수로 보지 않는다. 야당 인물난으로 인한 거품”(야당 3선 의원)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소신파란 이미지와 별개로 금 전 의원이 눈에 띄는 정치적 성공을 거둔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금 전 의원은 2012년 대선에서 안철수 캠프의 중책을 맡았지만, 안 후보의 중도 사퇴로 실패를 맛봤다. 그는 저서 『이기는 야당을 갖고 싶다』에서 ”대선 뒤 억울한 마음에 잠 못 이뤘지만, 결국 실패의 원인이 스스로에게 있었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올해 공천 경선에선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서 강선우 의원에게 패했다. 이에 대해 야당 관계자는 “강성 지지층의 공세를 감안해도 지지 기반, 조직 관리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했다.
금 전 의원이 출마하는 순간, “결국 서울시장을 노린 탈당이었느냐”는 공세에 직면하는 것도 그로선 부담이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과 손을 잡으면 ‘배신 프레임’ 공세에 시달린 공산이 크다.
일각에선 그가 설사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실제 당선되긴 어렵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민선 서울시장(1995년) 이래 무소속 당선사례는 2011년 박원순 시장이 유일했다. 그나마 박 시장은 안철수 대표의 지지 선언,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등 험난한 과정을 거쳤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당장 손을 잡는 건 어렵지만, 금 전 의원이 외곽에서 여당 독주를 견제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반면 홍익표 민주연구원장은 “욕을 먹어도 감내하는 게 공인”이라고 했고,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탈당 순간 당 안에서 했던 변화의 노력이 수포가 된 것”이라고 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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