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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가위’로 선천성 실명질환 치료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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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기술보다 정확도 뛰어난 ‘염기 교정 가위’로 시력 되돌려

희귀 유전질환 치료 길 열어

올해 노벨 화학상은 생명공학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가위를 개발한 2명의 여성 화학자에게 돌아갔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생명체의 정보를 담고 있는 DNA에서 유전질환을 유발하는 특정한 부위의 염기를 잘라내 교정하는 기술이다. 최근에는 유전자가위 기술의 정확도와 효율성이 높아져 선천성 유전질환 치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 연구자들이 주축으로 구성된 크시슈토프 팔체프스키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가빈허버트안과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DNA의 단일 염기를 교정하는 ‘염기 교정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해 선천성 유전질환인 ‘레버 선천성 흑암시’를 유발하는 유전자 교정의 효율성을 대폭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 19일자(현지 시간)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레버 선천성 흑암시는 커튼이 위에서 내려오는 것과 같은 시력 장애 질환으로 ‘RPE65’라는 유전자 결함으로 생기는 선천성 유아질환이다. 레버 선천성 흑암시를 지니고 태어난 아이들은 서서히 시력이 떨어지다가 10∼20대에 실명한다.

팔체프스키 교수 연구팀은 레버 선천성 흑암시에 걸린 생쥐를 대상으로 ‘염기 교정 유전자가위’ 기술을 통해 RPE65 유전자를 29%의 효율로 교정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유전자가위 기술로는 유전자 교정 성공률이 1∼2%에 불과했다. 빛을 탐지할 수 없어 방향, 크기, 명암 등을 구별하지 못했던 생쥐들은 유전자 교정 후 망막에서 뇌까지 연결되는 시신경이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활용한 염기 교정 유전자가위 기술은 ‘베이스 교정’으로 불린다. DNA 이중 가닥을 절단해 교정하지 않고 단일 염기를 잘라내 교정하는 기술로 유전자가위 분야 세계적 석학인 데이비드 리우 브로드연구소 교수가 개발해 지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서수지 가빈허버트연구소 박사과정 연구원은 “염기 교정 유전자가위는 기존 유전자가위에 비해 정확도와 효율성이 높아 유전자 변이로 생긴 유전질환을 치료하는 데 획기적인 기술”이라며 “이번 연구로 유전질환 치료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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