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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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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란 사람 없지만 '또' 호남 가는 국민의힘…진정성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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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내주 차례로 호남 방문
‘영남당’ 탈피 위해 꾸준히 노크
한국일보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월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무릎 꿇고 참배하고 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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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도부가 국정감사를 마치자마자 호남으로 향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국회 예산결산특위 소속 의원들은 27일 광주에서 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를 계획 중이다. 29일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호남 개별 지역을 제2지역구로 배정받은 의원들과 전북도의회를 찾아 호남 동행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다음달 초 다시 광주를 찾는 것도 계획중이다.

김종인 비대위는 출범 이래 호남 끌어안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공을 들이고 있다. 광주 5ㆍ18 민주묘지에서의 ‘무릎 사과’, 비례대표 공천 25% 우선 추천 의결에 이어 최근에는 호남 출신 전직 재선 의원인 정양석 사무총장을 인선했다.

그럼에도 호남 지지율은 요지부동이다. 한국갤럽이 13~15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광주ㆍ전라 지역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1%에 불과했다. 기울이고 있는 노력에 비하면 가시적 성과는 아직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김종인 체제에서 국민의힘은 서진 전략을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진정성에 승부를 걸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내부적 판단도 있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은 최근 “우리가 말로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몸으로 변했다는 것을 그 사람들에게 인식시켜야만 진실하게 국민통합에 관심을 갖고 노력한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호남 지지율이 응답하진 않더라도, 최소한 ‘국민의힘=영남당’이란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는 뜻이었다.

호남 구애는 단기적으로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한 측면이 크다. 서울시장 선거의 캐스팅보터 계층 중 하나는 호남 출신 시민들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역대 총선에서 보수정당이 강남 등 전통적 ‘텃밭’ 외 지역에서 고전한 것도 호남 출신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김 위원장도 “서울시 인구 구성 비율을 보면 호남지역 사람들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는 ‘당내 기반이 취약한 김 위원장이 호남을 지지대 삼아 영남 주류세력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관계자는 “호남 끌어안기 행보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는 소수”라며 “김종인 비대위 이후에도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는 공감대를 다지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 상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한국갤럽,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c.go.kr) 참조.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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