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모형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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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이 나온다면, 당신은 이를 믿고 맞을 것인가’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백신 임상 관련 소식이 나올 때 마다 희망 섞인 뉴스가 나오고 주가가 요동쳤다. ‘백신만 나오면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사회 전반에 번졌기 때문이다.
기대가 충족되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백신을 맞아 면역이 형성돼야 한다. 그러나 최근 백신 전반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면서, 코로나19 백신이 나와도 접종률이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과 러시아에서 임상 3상을 마무리하지 않은 ‘속성 백신’을 내놓으면서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국내에서도 독감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례가 연이어 나오며 백신에 대한 불안이 최고조에 이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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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에 반대하거나 중립 지키겠다" 대답 28%
화이자에서 코로나19 백신 임상 참가자가 주사를 맞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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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세계 각국에서 진행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28%가 ‘백신 접종에 반대하거나, 중립을 지키겠다’는 답을 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는 ‘코로나19 백신의 잠재적 수용가능성에 대한 조사’라는 제목의 설문조사 결과가 게재됐다. 스페인ㆍ영국ㆍ미국 등 공동 연구팀은 19개국 만 18세 이상 성인 1만3426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백신이 나온다면 수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14.2%는 ‘백신 접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중 ‘완전히 동의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부정적 의견을 드러낸 비율은 8.1%다. ‘백신 접종에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14%다.
연구팀은 백신에 대한 신뢰가 정부에 대한 신뢰와 관련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낮을수록 백신을 맞겠다는 비율도 낮아졌다.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중국으로, 88%가 검증된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79%로 4번째로 높았다. 미국은 75%로 한국과 비슷했고 독일ㆍ프랑스는 각각 68%, 58%가 백신 접종에 긍정적 의견을 보였다. 가장 낮은 곳은 러시아로 54%만이 백신을 맞겠다고 답했다. 러시아는 지난 8월 중순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를 승인했다. 임상 3상을 생략한 채 당국의 승인부터 이뤄져 안전성 문제가 불거졌다.
이 외에도 교육과 소득 수준이 높은 그룹이 백신에 대한 수용성도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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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에게 설명 필요"
결국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됐을 때 방역 효과를 높이려면 신뢰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백신 임상과 관련해 정보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 에릭 토폴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역사상 이렇게 중요한 임상시험은 없었다. 모든 것이 투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팀 중 ‘백신 신뢰 프로젝트’(Vaccine Confidence Project)를 이끌고 있는 하이디 라슨 박사는 “백신 거부 움직임이 점차 주류로 유입되며 그들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며 동조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며 우려했다. 그러면서 “백신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고 어떻게 공급될 것인지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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