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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국감]"딸에게 미안하다" 경북대 실험실폭발 피해부친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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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나라의 미래가 청년이라고 말만 하지 마시고, 청년들이 꿈을 잃지 않도록 목숨을 담보로 살지 않도록 해달라.(경북대 실험실 폭발사고 피해자 부친 임덕기씨)" "정부와 사회, 국회의 책임이다. 부끄럽고 부끄러운 일이다.(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22일 오후 진행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국감에는 경북대학교 화학실험실 폭발사고로 피해를 당한 대학원생의 아버지인 임덕기씨가 참고인으로, 홍원화 경북대 신임총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떨리는 목소리로 어렵게 입을 뗀 임씨는 "꿈많고 꽃다운 20대 딸은 아파서 몸과 마음이 무너져 저러고 있는데 아빠라는 사람이 국회에 나와서 이야기하는게 맞는 이야기인가 생각했다"며 "그런데 매년 이런 연구실 사고,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는데 허공의 메아리처럼 강아지가, 개가 짖는것처럼 밖에 안된다. 딸에게 미안하지만 바로 잡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경북대 폭발사고는 지난해 12월27일 경북대 화학관 1층 실험실에서 대학원생 3명과 학부생 1명이 화학 폐기물을 처리하던 중 발생했다. 이 사고로 대학원생 1명은 전신3도, 학부생 1명은 20% 화상을 입었다.


임씨는 "현재 (딸은)급성사망은 막은 상태"라면서도 "심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하루하루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청구된 치료비를 묻는 전혜숙 의원의 질의에 "10월14일까지 6억1000만원 정도가 나왔고 4억정도 지출해 2억정도의 미납이 있다"면서 "(경북대 측에서)처음에는 학교가 책임지고 치료비 댈테니 치료에만 전념하라고 했다. 그걸 믿고 있었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경북대는 지난 4월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더이상 대학원생의 치료비를 줄 수 없다고 통보했다가 비난 여론에 지급중단을 번복한 상태다.


임씨는 사고 원인, 대책방안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들었냐는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도 "들은게 아무것도 없다. 접촉한 것도 없다"고 답변했다. 대학에서 지불보증까지 했음에도 치료비가 미지급됐다는 지적에는 "대학에서는 지금까지 그에 대한 설명이 없다. 한번도 찾아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임 총장이나 본부는 행정상의 대상, 처리해야할 학번상의 번호로만 여기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날 임씨는 딸의 상태와 학교측의 대응을 묻는 질문들에 눈물을 참는 듯 울먹이는 목소리로 답변하며 수 차례 말끝을 흐렸고, 이 과정에서 전혜숙 의원을 비롯한 질의 의원들도 눈물을 보이거나 안타까움의 탄식을 쏟았다. 임 씨는 "청년들이 꿈을 잃지 않도록, 목숨을 담보로 살지않도록 해달라"며 "아무리 세상이 바뀌고 코로나19 위기라 하지만 집에선 귀한 아들딸인데 왜 밖에서, 그것도 학문의 전당인 학교에서는 행정대상이고 숫자 1번, 2번인지 이해를 못하겠다. 사람을 사람답게 인정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취임 후 첫 일정으로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홍원화 경북대 신임총장은 피해자 가족이 어떠한 공식사과도 받지 못했다는 지적에 "죄송하다. 앞으로 이런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홍 총장은 "이 자리를 빌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돌아가서 내 자식같이 관리하겠다"며 "총장이 된 지 하루밖에 안됐지만 (경북대에서) 보험을 들고 총장이 학생에게 지급할 수 있는 규모를 1억에서 3억으로 늘리는 등 많은 노력을 했다. 직원, 학생들에게 모금도 했다. 4억원 정도 집행이 안된 부분까지 7억5000만원정도 치료비를 위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 그러나 그 이후의 부분(관련 법 개정, 환경 개선 등)은 국가, 정부가 함께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역시 관계부처로서의 책임을 인정하며 국가연구개발과제에 참여하는 청년 과학기술인의 근무계약 의무화, 학생연구원들의 산재법 적용을 위한 법 개정 등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전 의원은 지난 6일 대학 실험실에서의 사고도 산재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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