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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8년간 누워 지낸 남성, 수면제 1알 먹고 20분 만에 일어나 아버지에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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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피뎀 효과는 2시간뿐 / 의료진 내성 고려해 제한적 투약 시행

세계일보

고기를 먹다가 심각한 뇌 손상을 입고 8년 동안 누워있던 남성이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 1알을 먹고 20분 만에 깨어나는 ‘기적’이 일어났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사는 리처드씨의 사연을 전했다.

리처드씨는 지난 2012년 고기를 먹다 목이 막히면서 질식해 심각한 뇌 손상을 입었다.

이후 그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고 음식도 튜브를 통해 섭취했다. 그에게 말을 걸어도 눈만 깜빡이며 반응할 뿐이었다.

의사들은 리처드의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봤지만, ‘수면제가 혼수상태 환자를 깨웠다’는 여러 연구 논문을 마지막 희망으로 삼았다.

리처드씨는 졸피뎀 투약 후 약 20분 만에 의식을 찾고 간호인의 도움을 받아 걸었다. 아버지에게 전화도 했다. 8년 만에 기적처럼 펼쳐진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리처드씨는 간편식을 주문하기도 하고, 간호사에게 휠체어 작동법을 물어보기도 했다.

졸피뎀이 이같은 효과를 낸 것은 리처드씨의 정신과 신체 제어능력을 졸피뎀이 일시적으로 높여줬기 때문이라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리처드씨의 뇌는 2012년 손상 후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하려 할 때마다 감정 과부하로 인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졸피뎀의 효과는 약 2시간 동안만 유효했다.

또한 의료진은 졸피뎀을 5일 연속으로 복용하면 내성이 생겨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현재 의료진은 리처드씨에게 내성이 생김에 따라 졸피뎀 복용 시점을 조절해 서서히 회복시켜 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에게 2~3주 간격으로 졸피뎀을 제공하는 등 투약 시기를 제한한다는 계획이다.

네덜란드 의료진은 이번 리처드씨의 ‘기적’을 계기로 수면제를 이용해 뇌 손상 환자를 정상 상태로 영구적으로 회복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데일리메일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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