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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환율 하락세 언제까지…반도체·자동차 등 수출업종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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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수출품목 가격 경쟁력 하락 불가피, 하반기 실적에도 '암운'

뉴스1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수출 선적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0.6.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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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최근 하락세를 지속한 끝에 1년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수출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원화 가치 강세를 의미하는 환율 하락은 수출 업종의 가격 경쟁력 하락과 수익성 악화로 작용할 수 있다.

산업계는 환율 하락폭이 아직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미국 대선 민주당 승리 가능성과 중국의 경기 반등에 따라 원화 강세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주목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6원 오른 1133.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소폭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전날인 22일 원/달러 환율은 7.5원 내린 달러당 1131.9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3월22일(1130.1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요 대기업은 환율 급등락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율을 고정하는 환헤지를 상시적으로 염두하고 영업활동을 하지만, 환율의 상승이나 하락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최근과 같은 환율 하락은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같은 주력 수출 품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원화 가치 상승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고,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원화로 환산할 경우 실적 하락 요인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같은 부품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환율 변동을 주시하고 있다. 스마트폰, 가전 등 삼성전자의 세트사업의 경우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방식을 취하고 현지통화로 대부분 이뤄지기 때문에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인 매출 66조원, 영업이익 12조3000억원을 기록했지만, 현재와 같은 환율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경우 4분기 실적은 기대에 못미칠 가능성이 높다.

LG전자는 결제 통화를 30여개 통화로 다양화 해 원/달러 환율 급변동의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지만, 원화 강세가 장기화 될 수 있다고 보고 환율변동 추세를 주시하고 있다.

대표 수출 품목인 자동차 업계도 환율 하락 추세를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판매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데, 환율 하락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는 수출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소다. 지난 2분기 현대기아차의 합산 매출은 33조2278억원, 영업이익은 7354억원인데, 매출은 전년 2분기 대비 20%, 영업이익은 58% 각각 감소한 액수다. 현대기아차의 실적부진은 해외판매 감소가 주요인인데, 환율 하락까지 겹친 하반기는 더욱 어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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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평택 2라인.(삼성전자 제공)2020.8.3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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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화학 및 배터리 업계는 환율 하락이 원유나 광물 등 원료 수입에는 득이 될 수 있지만 이를 가공해 수출하는 수익구조상 수출 경쟁력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한다.

한 화학사 관계자는 "영업 측면에서도 환율 하락은 부정적 측면이 많지만 달러로 원재료를 매입하는 부분이 있어 자연적으로 헤지가 되는 측면도 있다"며 "급격한 변동까지는 아니어서 아직 큰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철강업계 환율 하락에 따른 유불리가 동시에 존재하는 만큼, 매우 큰 폭으로 요동치지 않는 이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과 같은 한국 철강 기업의 경우 원료를 수입해 제품을 수출하는 구조라 상호 간에 헤지가 가능하다. 환율 하락으로 철광석 수입 비용은 줄지만, 완성된 철강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고 수출로 인한 수입도 줄어든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대처가 가능한 수준으로 영향이 아직까지는 제한적이지만 환율은 수익성을 좌우할 수 있는 주요인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도 환율 하락에 따른 실적 감소를 우려한다.

한 대형 조선사 관계자는 "환율 하락에 대비해 금융사와의 환헤지를 통해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다만 평가상 이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yupd01@new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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