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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1억씩 팍팍 올라도 금방 계약"…매물실종에 미친 전셋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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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편집자주] 임대차2법 시행 석달여가 지났다. 신규 전세시장은 임대료 상승과 전세 매물 실종으로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일시 혼란으로 보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전세파동 가능성을 언급한다. 전세 물량 공급을 당장 확대할 수도 없고, 가격을 모두 통제할 수도 없어서다. 뾰족한 대책이 없다. 매매가격이 안정되면 전셋값이 오르는 사이클이 반복되고 있지만 누구도 '전세를 없애자'고 말 못하는게 근본 문제다.

[MT리포트-대책없는 전세]-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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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동 재개발 철거 구역/사진=조한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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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찾은 경기도 광명시 광명동. 재개발, 재건축 공사로 동네 곳곳에 펜스가 둘러져있고 도로에는 공사 차량들이 분주히 오간다. 광명 뉴타운 사업 철거 및 이주 작업이 한창인 모습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이사철임에도 전세 매물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주 시기가 한거번에 몰린 데다 임대차법 영향으로 전세 매물이 씨가 말라서다.


1600가구 중 전세 매물 딱 하나…부르는게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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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말 입주를 앞둔 광명에코자이위브 아ㅏ트/사진=조한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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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 광명동 일대 가장 큰 대단지인 '광명한진타운(1633가구)'의 경우 전세 물량은 딱 한 개 뿐이다. 84.95㎡(이하 전용면적)가 지난달 4억2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는데 지금 남은 매물의 가격은 5억5000만원이다. 전세 매물이 워낙 귀하다 보니 가격이 1억이나 오른 것이다.

광명동 A 공인중개사는 “전세가 안 나오는 데다 매물이 귀해서 나오는 즉시 금방 금방 나간다”며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지하철 1호선 광명역과 KTX가 위치한 일직동 일대 전세도 귀하다. 일직동 소재 5개 아파트 총 5450가구 중 전세 매물은 딱 28가구 뿐이다. 일직동 B 공인중개소는 "전세가 귀하다보니 계약이 빠르다"며 "저녁에 집을 보기로 약속했는데 낮에 먼저 본 팀이 계약을 해버려서 무산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이주 수요는 오는 11월 말 입주를 앞둔 새 아파트가 대신하고 있다. 새아파트의 경우 전세 물량이 몰리며 가격이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주 수요가 몰린 광명에선 예외다.

일대 중개소들에 따르면 오는 11월 말 입주를 앞둔 ‘광명에코자이위브’(59㎡)의 전셋값 호가는 4억8000만~5억3000만원 선이다. 지난 7월부터 전세 계약이 체결돼며 거래가격이 뛰고 있다. 전세가격이 이미 분양가(4억1000만~4억3900만원)를 앞질렀다. 일대 전세 매물이 귀하다보니 수요가 한거번에 몰린 탓이다.

인근 C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7월부터 전세계약을 시작했는데 아직 집도 보기 전이지만 싼 매물은 싹 소진되고 요즘도 주말 지나고 나면 물건이 많이 빠진다”며 “임대차3법 영향으로 임대료를 많이 올릴 수 없다보니 애초에 가격을 높게 정하려고 하는 집주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공급 부족이 불러일으킨 전세값 폭등…"일부 매매로 눈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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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의 전세난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아실에 따르면 지난 7월 초 광명시 전세 매물 775건에서 10월 20일 기준 279건으로 70% 감소했다.

전세 물량이 줄어드니 가격이 뛴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광명시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12일 기준 전주 대비 0.57% 상승했다. 경기도 전세 상승률 상위 지역 중 남양주(0.60%) 다음으로 높다.

광명시 아파트 전세값은 지난 8월 10일주부터 상승세가 본격화 했다. 지난 9월 21일 전셋값 상승률이 1.8%까지 뛴 뒤 상승세가 소폭 둔화됐지만 여전히 경기도 평균(0.27%) 대비 월등히 높다.

전세 매물이 워낙 귀하다보니 일부는 실수요자들은 매매로 돌아섰다. 광명동 D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전세가가 워낙 높다보니 돈을 조금 더 보태 집을 사는 경우도 더러 있다"며 "전세가가 5억인데 5억9000만원에 집을 한채 사는게 낫지 않겠냐"고 언급했다.

D 공인중개소 관계자 역시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데다 다주택자가 매물을 처분하면서 전세가 더 줄었다"며 "이후 매매되면서 집주인이 실거주로 들어가니까 매물이 줄고 전셋값이 더 오르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한송 기자 1flow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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