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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지난해 기업 셋 중 하나는 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 "역대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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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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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한 기업의 비율이 전체의 36.6%에 달해 2009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조사대상인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중 이자 비용이 없는 곳을 제외한 38만4,877곳 가운데 이자보상비율(이자비용 대비 영업이익)이 100%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36.6%였다. 이는 2018년(35.2%)보다 1.4%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국내 기업 셋 중 하나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아예 영업이익 자체가 적자인 기업(이자보상비율 0% 미만)의 비중도 전체의 30.5%나 됐다. 기업 전체의 평균 이자보상비율은 470.9%에서 326.5%로 악화됐다.

이는 지난해 기업들의 수익성이 더 악화됐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와 미ㆍ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한 교역 위축 영향으로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ㆍ휴대전화 등을 포함한 전자ㆍ영상ㆍ통신장비를 중심으로 제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부진했다.

2019년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74만1,408개의 매출은 2018년보다 0.4% 늘어나는 데 그쳐, 2018년 증가율(4%)의 10분의 1까지 떨어졌다. 특히 제조업 매출액은 2018년보다 1.7% 감소했다. 반도체 등을 포함한 전자ㆍ영상ㆍ통신장비의 매출액이 8.1% 축소됐고, 화학제품 역시 단가 하락의 영향으로 매출이 5.2% 감소했다.

비제조업 역시 매출액 증가율이 전년 4%에서 2.3%로 하락했는데,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냉난방일수가 감소한 전기가스업의 매출이 감소(-2.4%)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기업들의 수익성도 나빠졌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2014년(3.96%) 이후 가장 낮은 4.2%에 그쳤다. 제조업(4.4%)과 비제조업(4.0%)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1,000원 어치 제품을 팔아 겨우 400원 정도를 이익으로 남겼다는 의미다.

기업 유형별로 보면 대기업의 매출액이 2.3% 감소해 2015년(-4.1%)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고, 영업이익률도 7.2%에서 4.8%로 2.4%포인트 급감했다.

안정성 지표인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2018년 말 111.1%에서 2019년 말 115.7%로 상승했다. 회계 기준의 변경으로 운용리스가 자산과 부채로 인식되면서, 운수업과 유통업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업의 부채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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