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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유럽 전역 '유령도시' 되나... 야간 통금에 외출 제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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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들어 코로나19 급격한 확산세
상반기 강력 봉쇄책 재연 기류 뚜렷
한국일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프랑스 파리에 야근 통행금지가 실시된 17일 평소 시민과 관광객으로 북적이던 몽마르뜨 거리가 텅 비어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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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역이 점차 '유령 도시'로 변해가는 듯하다. 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사실상 인적없는 거리를 만들고 있어서다. 프랑스에 이어 이탈리아도 일부 지역에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시행키로 했고, 아일랜드는 5㎞ 이내로 이동을 제한하는 최고 단계의 봉쇄 정책을 추진한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근래 가파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프랑스와 이탈리아ㆍ영국ㆍ스페인을 중심으로 부분적인 봉쇄 조치의 범위가 확대되고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시민들이 집 밖으로 나오는 것 자체를 막고 설령 외부활동을 하더라도 이동을 철저하게 제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퍼지던 1차 대유행 때와 같은 강력한 봉쇄 조치 쪽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이날부터 일부 지역에서 야간 통금을 시작했다. 항구도시 나폴리가 주(州)도인 캄파니아주와 경제ㆍ금융 중심지 밀라노가 있는 롬바르디아주가 우선 대상이다. 캄파니아는 23일까지 한시적으로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모든 이동과 상업활동을 금지했다. 롬바르디아는 22일부터 3주간 같은 시간대에 통금을 실시한다. 건강ㆍ업무 등 특별한 사유가 없이는 외출할 수 없고, 식료품점을 제외한 모든 대형 쇼핑센터의 주말 영업도 중단된다. 앞서 프랑스도 지난 17일부터 파리 등 8개 대도시에서 야간 통금을 시행하고 있다.

영국ㆍ아일랜드ㆍ독일에선 외출과 함께 모든 형태의 모임을 금지하는 곳이 늘고 있다. 영국은 23일부터 그레이터 맨체스터 지역의 코로나19 대응 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높여 술집 영업 중단, 실내외 모임 금지 등을 시행한다. 대응 수위를 최고 단계로 격상한 아일랜드도 22일부터 6주간 식료품점 등 필수업종 외에는 모든 상업활동을 중단시킨다. 또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이동범위를 5㎞로 제한한다. 다만 학교는 문을 열 방침이다. 독일에선 바이에른주 일부 지역이 이날부터 2주간 자택대기령을 발동함으로써 주민들은 특별한 이유없이 집을 나설 수 없게 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런던과 파리 등 유럽의 주요 대도시들이 점차 유령도시가 되어 가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전역에서 40%의 노동자들이 원격근무를 하고, 야간 통금을 비롯해 시민들의 이동 제한이 확대되면서 전반적인 상업활동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엔 대도시 자체가 중요 관광지이기도 한 만큼 유럽이 점차 활기를 잃어가게 될 거란 우려가 담겨 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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