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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시간이 없다"… 이재용, 재판 앞두고 해외 현장경영 강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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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다시 재판 시작
네덜란드ASML 방문 5일만인
베트남 출장길 올라 감세 등 성과
베트남 출장 후엔 일본 방문예상


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9일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베트남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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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2일부터 다시 시작되는 재판을 앞두고 광폭 해외 현장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에도 이달에만 벌써 네덜란드와 베트남을 잇따라 방문해 반도체 부품과 스마트폰·가전 세트 사업을 모두 챙기고 있다. 본격적으로 재판이 시작되면 경영 차질이 예상되는 가운데 갈 길이 급한 이 부회장이 강행군을 소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재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22일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한 첫 공판준비기일과 26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심리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부터 베트남에 체류 중이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이 법정에 나와야 할 의무는 없다. 대신 이 부회장은 최근 베트남 정부가 기업인의 자가격리를 면제해주는 패스트트랙을 시행하면서 8개월간 미뤄온 베트남을 급하게 방문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을 방문한 지 5일만으로, 코로나 시국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베트남 출장 직후에도 일본으로 건너가 반도체 소재 기업과 만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이 부회장이 사법리스크를 몸소 경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11월 이후 4년 가까이 재판에 시달렸다. 검찰에 10차례나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구속영장실질 심사도 3차례나 받았다. 특검에 기소돼 재판에도 70여차례 출석했다. 이 기간 삼성은 대형 인수합병(M&A)과 인사 등을 비롯한 경영 전반이 사실상 올스톱 됐다.

재계 관계자는 "각국의 입국 금지가 풀리고,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이 이 부회장에겐 골든타임"이라며 "'오너의 경영'을 통해 서둘러 급한 불을 꺼놔야 만일의 경우를 대비할 수 있다는 절박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에서 삼성이 사법리스크에 발목이 잡힌 것과 대조적으로 베트남은 첨단 산업 유치를 위해 세금 감면은 물론 모든 것을 다 지원해주겠다는 분위기다. 베트남은 현재 건설 중인 하노이 연구개발(R&D) 센터에 이어 반도체·전기차 배터리 공장까지 지어달라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전날 이 부회장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마련해줄 준비가 돼 있다"며 "삼성이 베트남에서 규모를 확대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호찌민 법인도 수출가공기업(EPE)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EPE는 관세, 부가세, 법인세 등이 면제되는 파격적인 세제 혜택이다. 현재 EPE 적용 국내 기업은 베트남 북부에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법인과 남부 지역의 태광, 포스코 등으로 수가 적다.

베트남에는 북부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공장이 있고, 남부인 호찌민에 TV·가전제품 공장이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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