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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머릿니 없애려다 얼굴 3도 화상 입은 소녀… 메이크업 하며 활짝 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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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성 샴푸 바르고 부엌 갔다가

얼굴·몸에 3도 화상, 손가락 잃어

"화상이 날 더 나은 사람 만들어"

메이크업 영상 조회수 1500만뷰

영상 속 한 소녀가 정성스럽게 화장을 하며 밝은 표정을 짓는다. 올해 16세로 영국 브래드포드에 사는 소녀의 이름은 알리마 알리. 또래 친구들처럼 메이크업 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는 알리는 4년 전 얼굴을 포함해 전신 절반에 3도 화상을 입는 사고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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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포함한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은 영국 16세 소녀 알리마 알리. 동영상 공유 앱에 메이크업 영상을 올리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틱톡 캡처]


1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메트로 등 외신은 큰 아픔을 겪고도 동영상 공유 앱에 메이크업 영상을 올리면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알리의 사연을 소개했다.

12살 때 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다 집에 온 알리는 자신의 머리카락에서 머릿니를 발견했다. 알리는 이를 없애기 위해 이 제거용 샴푸를 머리에 발랐다. 샴푸 도포 후 5분 정도 뒤에 머리를 헹궈야 했던 알리는 기다리는 동안 집안일을 돕고 싶었다. 어머니가 요리하는 사이 알리는 쓰레기통을 비우려고 부엌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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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크업을 하고 있는 알리마 알리. [틱톡 캡처]


비극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알리가 가스레인지 옆을 지나는 순간 알리의 머리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그녀가 사용한 샴푸에는 강력한 가연성 물질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불길은 알리의 얼굴과 몸 전체로 번졌다. 알리는 화상을 입은 10여 분 뒤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알리는 "당시엔 '내가 죽는구나'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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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가 화상을 입기 전의 모습.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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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는 두 달 만에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지만, 얼굴과 머리 등 절반이 넘는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었다. 손가락 7개를 잃었고, 남은 손가락 3개 중 2개는 움직일 수 없다.

알리는 수년간 길고 고통스러운 치료 과정을 견뎌야 했다. 피부 이식 등 수백 번의 수술을 받았다. 현재도 화상 상처가 부풀어 오르지 않게 압박 의복을 입고, 약물치료도 받고 있다.

하지만 알리는 "화상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었다. 내면적으로 나는 완전히 괜찮다"면서 "예전보다 훨씬 더 자신감과 자기애, 용기를 갖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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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크업을 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알리. [틱톡 캡처]



"살아 있는 것에 감사하다"는 알리에게 기적도 일어났다. 병원에서 다시 나기는 어려울 것이라 했던 알리의 머리카락이 하나둘 자라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풍성한 모발을 갖게 됐다.

알리는 동영상 앱 틱톡에 자신이 메이크업하는 영상도 공유한다. 팔로워는 약 25만명에 이르고, 메이크업 영상은 조회 수 1580만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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