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 언행에 '경고'만…"감사관실 근무 전력, 제식구 감싸기"
2019년 상반기 모범공무원 표창 후보자 명단에도 올라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0.7/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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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유경선 기자 = 주시애틀총영사관 소속 한 부영사가 공관 직원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가하고도 '경고'만 받았다는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 외교부가 "적절 조치가 이뤄졌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제보가 있었고, 제보 내용에 대해 정밀조사를 실시했다"며 "정밀 조사를 바탕으로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다"고 답했다.
이 부대변인은 '경고가 적절한 조치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조치사항에 대해 말씀드리지 않겠지만 적절한 조치가 있었다고만 확인드린다"고 답했다. 이어 추가 조치 여부와 관련해서는 "확인해 보도록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실이 외교부 감찰담당관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제보자로부터 받은 제보 등을 종합하면 주시애틀총영사관 A부영사는 지난 2019년 부임한 이후 공관 소속 직원들에게 여러 차례 언어폭력을 가했다.
제보에 따르면 A부영사는 직원들에게 욕설을 하거나 "네가 퇴사하더라도 끝까지 괴롭힐 거다"라고 위협을 가했다. 또 "이 월급으로 생활이 가능하냐", "내가 외교부 직원 중 재산 순위로는 30위 안에 든다"라고 조롱하는 발언을 했다.
발언이 엽기적이거나 공무원으로서 적절치 못한 내용을 담은 경우도 있었다. A부영사는 "인간고기가 너무 맛있을 것 같다, 꼭 인육을 먹어보려고 한다"라고 하거나 "우리 할머니가 일본인인데 우리 할머니 덕분에 조선인들이 빵을 먹고 살 수 있었다"라는 말을 했다고 제보자들은 전했다.
이에 피해 직원들은 2019년 10월 A부영사를 신고했다. 직원들은 폭언과 욕설 외에도 사문서위조, 물품단가 조작, 이중장부 지시, 예산 유용, 휴가 통제, 시간 외 근무 불인정 등 16건의 비위행위를 신고했다.
하지만 감찰에 나선 외교부 감사관실 소속 감찰담당관실은 주시애틀영사관 소속 영사 및 직원들로부터 직접 참고인 진술을 듣지 않고 서면으로만 문답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찰담당관실은 2019년 11월 24~29일 감찰을 벌인 후 2020년 1월 이메일로 추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외교부 감찰담당관실은 지난 16일 특정 직원에 대한 두 차례의 폭언 및 상급자를 지칭한 부적절한 발언 한 건 등 총 3건만을 확인했다는 조사결과를 이 의원실에 제출했다. 이 의원실은 A부영사가 이 세 차례의 언행 비위로 장관 명의의 경고조치를 받았고, 주시애틀총영사관은 기관주의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A부영사는 현재까지 해당 공관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보자들은 A부영사가 시애틀에 부임하기 전까지 외교부 감사관실에 근무했기 때문에 외교부가 감사관실의 명예 실추를 막기 위해 '제식구 감싸기'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직원들로부터 직접 진술을 듣지 않은 것은 A부영사에게 불리한 진술이 있을 것을 우려한 사전 차단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실은 서면 문답이나 이메일 설문조사 과정에서 A부영사의 폭언과 부적절한 언사를 확인할 수 있는 문답이 다수 있었다는 사실을 감찰담당관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교부가 이를 소극적으로 판단해 A부영사를 '솜방망이 징계'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한편 외교부는 지난해 4~5월 모범 공무원 표창을 위한 20여 명의 후보자 명단에 A부영사를 포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부영사의 공적 사항으로는 "재외동포 지원금에 대한 회계 투명성 강화 발판을 마련하고, 주재국 행정절차를 검토해 불필요한 예산낭비를 막았다"는 내용이 기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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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ss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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