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63545284 0012020102063545284 04 0401001 6.2.0-RELEASE 1 경향신문 0 false true false false 1603177080000 1603179011000

포퓰리스트 지도자들은 “트럼프, 4년 더”를 외친다 [김향미의 ‘찬찬히 본 세계’]

글자크기
[경향신문]

경향신문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왼쪽부터). AFP연합뉴스·위키피디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등 전세계 우파 ‘포퓰리스트’ 지도자들이 다음달 3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4년 더”를 공개적으로 외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낙선은 곧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 우파 포퓰리스트 지도자의 중대한 실패”라는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8일(현지시간) “포퓰리스트 지도자들이 트럼프의 재선을 바라는 것은 정책적으로 이익이 될 수도 있겠지만 가장 큰 동기는 심리적 이득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19년 집권 후 기회가 될 때마다 ‘2020 트럼프 캠페인’ 모자를 쓰고 행사에 나오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별 것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코로나19에 감염된 경험도 공유하고 있다. ‘동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는 오르반 총리는 지난달 21일 발표한 에세이에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응원한다. 도덕적 제국주의에 입각한 미국 민주당 정권의 외교정책을 경험했고, 두 번은 원하지 않는다”고 썼다. 우파 성향으로 지난 7월 재선에 성공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도 지난 8월24일 트위터에 “폴란드 국민이 11월3일 당신(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할 것”이라고 썼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은 공개적으로 “트럼프 지지”를 표현하지 않았지만 내심 ‘트럼프 승리’를 바라는 지도자들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탈리아의 극우 정치인 마테오 살비니, 스페인 극우정당 ‘복스’ 지도부 등도 트럼프 대통령 재선에 희망을 건다.

미 시사잡지 애틀랜틱은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규범을 무시하고, 반대파를 탄압하고 지배 권한을 늘리려 한 민족주의·포퓰리스트 지도자들과 우정을 나눔으로써 그들에게 공동의 명분을 제공했다”고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빗대 ‘헝가리 우선주의’‘브라질 우선주의’ 등의 구호가 먹혀들었다. 유럽연합(EU)에서 권위주의 정부로 비판받는 헝가리·폴란드는 ‘백악관 지지’에 힘입어 국내에서 권위를 세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수천명이 숨진 ‘마약과의 전쟁’으로 국제사회 비난을 받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한 일을 해냈다”고 칭찬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는 전 세계 다른 포퓰리스트 지도자들에게도 몰락 전조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미 CNBC는 지난 12일 “정치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선거에서 지면 다른 포퓰리스트 지도자들도 정치적 운명의 변화와 마주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고 했다. 나디아 우르비나티 미 컬럼비아대 정치학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 특히 유럽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진 후 포퓰리스트 지도자들이 줄어드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중앙유럽대학(CEU)의 에린 크리스틴 젠 국제관계학 교수는 가디언에 “특히 각국이 코로나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유능한 지도자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재선 실패는) 포퓰리즘·민족주의의 큰 실패로 비칠 것”이라고 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 인터랙티브:위력,보이지않는힘
▶ 경향신문 바로가기
▶ 경향신문 구독신청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