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규 의원 "외교부 내 비위행위 근절 의지 부족 사례"…해당 외교관 현재 공관 근무중
외교부 "정밀조사 후 적절한 조치 이뤄졌다"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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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이번에는 지난해 미국 주재 영사가 공관 직원들에게 던진 막말이 잇따라 문제가 됐다. 재외공관에서 일어난 비위 행위에 대한 후속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 온 외교부의 부실 대응이 끊임 없이 도마에 오르는 모양새다.
2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실이 받은 제보에 따르면 미국 주재 A 영사는 공관 소속 행정직원들에 대한 폭언과 부적절한 언사 등 16건의 비위행위로 지난해 11월 외교부 감사관실의 감찰을 받았다.
특히 상식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막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영사는 "나는 인간 고기가 너무 맛있을 것 같다. 꼭 인육을 먹어보려고 한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우리 할머니가 일본인인데 덕분에 조선인들이 빵을 먹고 살 수 있었다"는 발언도 했다고 제보자들은 전했다. 직원들에 대한 신체접촉을 포함해 사문서위조, 예산 유용 등도 피해 직원들을 통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외교부 감찰반은 엿새 동안 실시한 현지 감사에서 공관 직원들을 상대로 참고인 질의를 하지 않았고 3개월 후인 올해 1월에서야 외교부 내 메일 시스템으로 실명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이 의원은 파악했다.
이후 외교부는 특정 직원과 상급자에 대한 3건의 부적절한 발언만 인정해 장관 명의의 경고 조치를 내리는 데 그쳤다. 이 의원은 이후에도 국민권익위원회에 문제 제기가 이뤄지고 있고 이는 외교부 부실 감사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외교부 내 복무 기강 해이는 물론 강경화 장관의 외교부 내 비위행위 근절에 대한 의지가 부족함을 보여주는 실례"라고 꼬집었다.
이에 외교부는 내부 감사를 통해 적절하게 조치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재 A 영사는 여전히 재외공관에서 영사로 근무 중이다.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관련 사항에 대해서 제보가 있었다"면서 "정밀조사를 실시했고 이러한 정밀조사를 바탕으로 해서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적절한 수준의 조치였다는 질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조치사항에 대해서 말씀드리지 않겠다"면서 "적절한 조치가 있었다고만 확인 드리겠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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