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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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시애틀총영사관 소속 부영사가 공관 직원들에게 각종 욕설과 비윤리적 폭언을 일삼았지만 외교부가 솜방망이 처벌했다는 지적이 20일 제기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외교부 감찰담당관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제보자로부터 받은 제보 등을 토대로 주시애틀총영사관 A부영사가 지난해 “XX새끼야”라고 욕설을 하거나 “네가 퇴사하더라도 끝까지 괴롭힐 거다”라고 직원들을 괴롭혔다고 밝혔다. A부영사는 또 “나는 인간 고기가 너무 맛있을 것 같다. 꼭 인육을 먹어보려고 한다” “우리 할머니가 일본인인데 우리 할머니 덕분에 조선인(한국인)들이 빵을 먹고 살 수 있었다”며 비윤리적·비도덕적 언행도 일삼았다고 이 의원은 밝혔다. 행정직원은 기분 나쁜 신체접촉도 수차례 있었다고 했다.
주시애틀총영사관 소속 직원들은 지난해 10월 A부영사에 관한 폭언과 부적절한 언사 등 16건을 공관 간부에게 신고했고, 공관은 외교부에 감사를 요청했다.
외교부 감찰반은 그러나 A부영사의 폭언 및 부적절한 언사에 관한 행정 직원들에게 어떠한 참고인 질의도 실시하지 않았다. 이후 3개월 뒤 올해 1월쯤 외교부 감사관실은 외교부 내 메일 시스템을 통해 실명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외교부는 두 차례의 폭언과 한 차례의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만 확인됐고 나머지는 양측 주장이 상반되고 증빙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문제삼기 곤란하다고 결론을 냈고 장관 명의의 경고 조치만 이뤄졌다. 주시애틀총영사관에 대해서는 ‘기관 주의’ 처분을 내렸다.
이 의원실은 다수의 인원을 통해 A부영사의 부적절한 발언이 확인됐음에도 소극적으로 판단했다며 감사를 실효성 있게 했는지, 징계 조치가 적절했는지 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외교부 내 복무기강 해이는 물론 강경화 장관의 외교부 내 비위행위 근절에 대한 의지가 부족함을 보여주는 실례”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해당 제보를 접수한 뒤 감찰 조사를 거쳐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외교부는 제보 내용에 대해서 정밀조사를 실시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 부대변인은 추가 피해 사실에 대한 조사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추가적으로 어떤 조치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인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A부영사는 현재 주시애틀총영사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지선·김유진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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