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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美우버와 모빌리티 키우는 SKT…'카카오와 3000억 혈맹'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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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우버와 손잡고 카카오가 장악한 모빌리티 시장에서 '몸집키우기'

지난해 10월 3000억원 지분교환 단행한 SKT-카카오…"협력은 계속될 것"

뉴스1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SK텔레콤 제공) 2019.10.2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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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SK텔레콤이 모빌리티 사업 분사를 확정하고 이동·물류서비스(모빌리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글로벌 업계 1위 우버를 업고 본격적으로 모빌리티 시장 내 입지 확대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모빌리티 업계는 SK텔레콤이 현재 모빌리티 시장 90%를 차지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도전장을 내고 내비 'T맵'을 바탕으로 단숨에 모빌리티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SK텔레콤과 카카오가 지난해 10월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며 맺은 '혈맹'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두 손잡은 SK텔레콤-우버 "카카오모빌리티 게 섰거라"

SK텔레콤은 지난 16일 T맵 플랫폼, T맵 택시 사업 등을 추진해온 모빌리티 사업단을 분할해 연내 우버와 합작법인(JV)인 'T맵모빌리티 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임시 주주총회는 오는 11월26일이며, 분할 기일은 12월29일이다.

SK텔레콤은 1200만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를 보유한 'T맵'을 갖고 있지만 그동안 수익 창출은 미미했다. T맵의 내비게이션 시장 점유율은 업계 추산 약 50%~60%대지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인 택시호출 사업(T맵택시)에서는 점유율이 낮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지난 6월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T 월 결제액은 3409억원으로 T맵 택시(455억원)를 크게 앞선 상태다. 업계에선 카카오T의 모빌리티 시장 점유율이 90%라고 보고있다.

카카오T가 '국민SNS'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성장한 것과 마찬가지로 합작법인은 '국민내비' T맵 내비게이션·지도 플랫폼과 데이터로 이용자를 확보해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을 확장시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를 새롭게 끌어들이는 것보다 기존 T맵 내비게이션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훨씬 쉽다"며 "1만원이든 1000원이든 고객 모객 비용이라는 게 소요되는데 기존의 탄탄한 플랫폼에 모객 비용을 아껴 신생사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적 파트너사로 손을 잡은 우버는 전 세계적인 운영 경험과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SK텔레콤과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우버의 노하우와 SK텔레콤의 지도·차량 통행분석 기술 및 데이터가 만나면 이용자 편의를 높인 택시 호출 사업이 가능하다.

향후 T맵모빌리티는 ΔT맵 기반 주차·광고·보험연계상품(UBI) 등 플랫폼 사업 Δ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 Δ차량 내 결제 등 완성차용 'T맵 오토' Δ택시호출, 대리운전 등 '모빌리티 온-디맨드(On-Demand)' 등을 바탕으로 수익 창출에 나선다.

나아가 렌터카, 차량공유, 택시, 단거리 이동수단(전동킥보드, 자전거 등), 대리운전, 주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올인원 MaaS'(Mobility as a service) 같은 '구독형 유료 서비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SK텔레콤 측은 이번 분사에 대해 "차세대 서비스 개발·제공과 국내외 다양한 유력업체와 협력, 투자 유치 등을 발빠르게 추진하며 시장을 선점하겠다"며 "출범 단계에서 1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T맵모빌리티를 오는 2025년 기업가치 4조5000억원 규모의 기업을 목표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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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지난 15일 오후 이사회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에 발빠르게 대응하며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모빌리티 전문 기업' 설립을 의결했다고 16일 공시했다. 사진은 모델이 T맵을 이용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2020.10.1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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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원 '혈맹' 맺은 SK텔레콤-카카오…"모빌리티 外 협력은 계속된다"

SK텔레콤이 모빌리티 시장에서 카카오에 도전장을 내는 구도가 마련되면서 일각에서는 양사가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과거 '앙숙' 관계였다. 카카오톡 등장으로 SK텔레콤의 문자메시지 매출은 곤두박질 쳤고, 문자메시징 시장의 존재감은 사라졌다. 이 밖에도 멜론(카카오)과 플로(SK텔레콤)로 구분되는 음원 시장과 인공지능(AI) 시장에서의 경쟁도 계속됐다.

그러나 '승자독식'의 글로벌 플랫폼 시대에 양사는 '적과의 동침'을 택했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개방과 협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정보통신기술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카카오 지분 2.5%를,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6%를 보유하게 됐다.

양사는 지분교환 당시 통신·커머스·디지털 콘텐츠·미래 ICT 등 4대 분야에서 양사 간 긴밀한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사업 및 서비스뿐 아니라 연구개발(R&D) 협력까지 망라하기로 하고 지속적인 협력 구조마련을 위해 '시너지협의체'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에 양사는 지난 5월 카카오 내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SK텔레콤의 휴대폰 비대면 판매에 나서는가 하면 6월에는 SK텔레콤의 커머스 자회사 '11번가' 서비스를 카카오톡에 심는 시도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의 분사 소식을 두고 IT업계는 "글로벌 플랫폼 경쟁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 없다는 절박함에 양사가 손을 잡고 여러 서비스를 공동 실험하고 있지만, 모빌리티가 기업의 미래먹거리인 만큼 SK텔레콤도 시장 영향력 강화를 위해 카카오와 각자노선을 걷겠다는 걸 분명히 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양사는 전략적 파트너십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측은 "SK텔레콤과 지분 스왑 이후 사업적 협력(통신, 커머스, 디지털콘텐츠, 미래ICT협력 등) 방안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며 결과물이 나올 때마다 공개하고 있는 중"이라며 "이번 SK텔레콤의 모빌리티 부문 분사에 따른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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