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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신간] 오늘도 살인범을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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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권리·마음의 발걸음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 오늘도 살인범을 만나러 갑니다 = 이진숙 지음.

"우리가 모두 범죄자가 될 가능성은 있죠. 좋은 환경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순간순간 감정이 올라와도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이죠. 범죄자들을 만나면서 이들이 이런 기회가 있었다면 저를 만날 상황까지 안 왔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천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과 소속인 이진숙(49) 경위는 1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험을 조금이나마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쓰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저자는 경찰 범죄분석관 특채 1기(2005년)로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고유정 전 남편 살인사건,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 등 굵직한 사건에 투입돼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데 기여했다. 그동안 면담한 피의자는 300명이 넘는다.

'국내 여성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 1호'이자 15년 경력의 베테랑으로서 직업에 대한 생각과 범죄자를 대하는 과정에서 느낀 어려움, 포기할 수 없는 인간에 대한 애정 등을 솔직하게 써 내려간다.

특히 최근 우리나라에서 늘어나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묻지마 범죄'를 언급하며 가정 해제와 외로움에서 범죄의 근본 원인을 찾는다. 흉악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행성비. 208쪽. 1만5천원.

연합뉴스


▲ 자연의 권리 = 데이비드 보이드 지음. 이지원 옮김.

최근 인간이 아닌 동물과 자연에 권리가 있다는 생각이 힘을 얻고 있다. 국가마다 동물이 야생에서 살아갈 기본적 권리가 있음을 인정하는 법을 통과시키고 있고, 동물 연구 관련 규정에 학대를 당하지 않을 권리를 반영했다.

지배적인 서구의 사고방식에서 동물과 생태계는 인간의 사용과 착취를 위한 소유물로 취급됐지만, 적법한 권리의 주체로 인정되기 시작한 것이다. 오래도록 억압된 '원주민의 우주론'이 되살아난 결과다.

환경변호사로 2018년부터 유엔 인권·환경 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2017년 9월 쓴 이 책에서 자연과 인간이 진정한 의미에서 공존하는 미래를 꿈꾼다.

우리의 법뿐만 아니라 문화도 인간의 위치를 자연의 정복자에서 지구 생명 공동체의 일원으로 되돌려놓는 근본적인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책은 자연의 권리는 우리에게 호혜적인 관계가 재건될 수 있게끔 인간의 행동을 바꿀 책임을 지운다고 강조한다. 물론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해서 모든 인간의 활동을 끝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덧붙인다.

교유서가. 304쪽. 1만8천원.

연합뉴스



▲ 마음의 발걸음 = 리베카 솔닛 지음. 김정아 옮김.

"여행은 마음의 발걸음이기도 해서, 다른 장소에 가면 다른 생각이 떠오른다. 이 여행에서 내 마음의 발걸음도 한번 뒤따라 가보고 싶었다. 주관적, 개인적 경험을 적어나갔지만 평범한 삶을 미화하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맨스플레인'이라는 여성주의 용어를 만든 미국의 저술가이자 사회운동가인 저자가 서른여섯살인 1997년에 쓴 아일랜드 여행기다. 저자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걷기의 인문학'을 내기 전 발표한 책이다.

저자는 어머니가 아일랜드 혈통이라서 스물다섯살에 아일랜드 국적을 얻는다. 유럽인이라는 신분이 새로 생겼다는 것에 얼떨떨해하면서 낯선 조상의 나라를 탐구할 좋은 기회로 삼는다.

책에는 아일랜드의 서해안 지역을 두 발로 밟아가고 아일랜드의 역사와 문학을 읽고 연구한 저자가 정체성과 기억·풍경에 대해 풀어낸 이야기들이 담겼다.

반비. 468쪽. 1만9천원.

연합뉴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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