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국내경제에 대해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나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다”며 올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1.3%)에 대체로 부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내경제는 더딘 회복 흐름을 나타냈다”며 “수출 부진이 완화됐으나 민간소비가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미약한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건설투자는 조정을 지속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물가 전망과 관련,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인플레이션율은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 지속, 수요측면에서의 낮은 물가상승압력 등으로 낮아져 당분간 0%대 초중반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경제에 대해선 “부진이 완화되는 흐름이 이어졌으나 속도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 등으로 다소 둔화됐다”며 “앞으로는코로나19의 전개 상황, 각국 정책대응의 파급효과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은은 향후 통화정책방향 계획과 관련,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경제의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므로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지난 3월 0.5%포인트 금리를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고, 다시 두달 만인 5월에 0.25%포인트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그러나 이후 비교적 안정된 금융시장과 부동산, 주식 등 과열 우려가 제기되는 자산시장을 감안해 추가 인하에 나서진 않고 있다.
또 언제 다른 경기 충격이 발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책 여력을 아껴두는 차원에서라도 인하 카드를 꺼내기엔 이른 측면이 있다.
이처럼 금리를 올릴 명분도, 내릴 명분도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은은 미국처럼 한 동안 동결 스탠스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한은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아예 닫아두고 있는 건 아니지만, 이미 금리가 실효하한에 근접해 있는 만큼 조정에 최대한 신중을 기하겠단 입장이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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