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4일 오전 경찰 조사를 위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청사로 호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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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옵티머스 수사 지지부진
13일 검찰 안팎에서는 정권 실세 연루 의혹이 나오는 라임이나 옵티머스 수사가 주춤대는 건 합수단 해체에 직접적인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장 출신인 김종민 바른사회운동연합본부 공동대표(변호사)는 이날 “추 장관이 취임 직후 전격적으로 합수단을 해체했고 이후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합수단 폐지의 정치적 동기가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지난 12일 “라임·옵티머스 금융 사고는 금융질서를 교란하는 권력형 비리 게이트라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합수단을 해체한 이유가 뭔지 분명히 나타난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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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수단 폐지 후 금융범죄 수사 공백
합수단 폐지 이후 금융권이 범죄의 사각지대로 전락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갈수록 지능화·전문화하는 자본시장 관련 범죄를 전담하는 검찰 조직이 사라지면서 수사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전 세계적으로 합수단같은 금융 수사 조직을 강화하는 추세인데 우리는 정반대로 위력을 떨치던 금융 수사 조직을 폐지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올해 초 합수단 폐지 직후 증권 시장에선 수사받던 종목 주가가 일제히 상승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합수단은 해체 직전 라임·옵티머스 사건을 비롯해 신라젠·상상인그룹 등 주요 증권 범죄를 수사하던 중이었다. 익명을 원한 한 변호사는 "공교롭게 합수단이 담당했던 범죄는 최근 정권 실세가 연루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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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려
증권범죄합동수사단. 뉴시스 |
합수단은 당초부터 주가 조작 등 자본시장의 불공정 거래 근절을 목표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산하 조직으로 설립됐다가, 검사 전문화 정책 추진 과정에서 2014년 서울남부지검으로 이관했다. 특히 ‘여의도 저승사자’라고 불린 건 특유의 신속·전문적인 수사 방식 때문이다. 합수단은 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국세청·한국거래소(구 증권거래소)·예금보험공사 등 금융 전문가를 파견받아 검사가 지휘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이들은 범죄 첩보를 직접 수집해 수사하는 ‘인지 수사’를 주로 진행했다. 검찰이 조기 개입할 필요가 있는 사건은 금융감독원 조사를 거치지 않고 즉시 수사에 착수하거나, 이미 수사 중인 증권범죄 중 중대한 사건을 골라 신속히 처리하는 권한도 있었다. 합수단은 설립 이후 6년여간 자본시장법 위반 사범 965명을 기소하고 346명을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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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장관, "합수단 없어도 아무 문제 없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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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1월 ‘검찰 개혁’을 이유로 합수단 폐지를 지시했다. 여기서 근무했던 금융 조사 전문 인력은 기존 파견처로 뿔뿔이 흩어졌고, 합수단이 맡던 범죄는 서울중앙지검·서울남부지검 등으로 재배당됐다. 추 장관은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합수단 부활 계획을 묻자 “서울남부지검에 금융조사 1·2부가 있어서 (합수단 기능을 대신하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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