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시설 영업시작 "숨통 트였다"
시장·번화가 침착한 분위기 속 기대감
[파이낸셜뉴스] "영업 못한 기간이 너무 길었습니다. 폐업해야 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이제라도 가능해져 다행이에요" <서울 목동 노래방 사장 김모씨>
"동창회를 계속 미뤘는데 이번에 한번 모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OO고등학교 동창회 관계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침체기를 겪어온 자영업자들의 얼굴에 간만에 화색이 돌았다. 노래방과 뷔페 등 영업이 중단됐던 고위험시설이 일찍부터 영업을 준비했고 일부 음식점은 전보다 많은 재료를 주문하기도 했다. 완화 첫날부터 손님이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도심 음식점과 재래시장 상인들도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 조정된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뷔페식당이 영업을 재개하고 있다. 이날부터 정부가 거리두기를 하향조정함에 따라 클럽과 유흥주점, 노래연습장, 대형학원(300인 이상), 뷔페식당 등이 영업을 재개했다.사진=김범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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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것 같았는데 숨통이 트입니다"
12일 서울과 경기도 전역의 코인노래방이 영업을 재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8월 19일 이후 54일만의 영업이다.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영업이 중단된 시기를 포함하면 코로나19 이후 영업이 중단된 날만 104일에 달했다.
이 기간 임대료 등 고정비는 정상 지급돼 상당수 노래방이 폐업 기로에 섰다. 재난지원금과 방역지원금은 합쳐도 한 달 임대료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날 만난 노래방 점주들은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서울 화곡동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점주 김모씨(41)는 “평생 처음으로 자전거를 타고 배달일까지 뛰면서 악으로 버텼다”며 “임대료랑 대출이자랑 매달 나가는 걸 보면서 다 그만두고 싶었지만 애들 얼굴을 떠올리며 참았는데 (영업을 할 수 있게 돼) 정말 죽었다 살아난 기분”이라고 털어놨다.
보습학원 강사로 출강하는 박모씨(37)도 오랜만에 출근 준비를 했다. 300인 이상 대형 학원이 이날부터 강의를 시작하며 박씨도 수업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박씨는 “온라인 강의는 유명강사한테 쏠림이 심해서 수입이 많이 줄었다”며 “과외를 하면서 근근이 버텼는데 다시 강의를 나갈 수 있게 돼서 새로 취업한 기분”이라고 전했다.
12일 오후 1시께 서울 화곡동 남부골목시장 모습. 방역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완화한 가운데 시민들이 시장을 찾아 장을 보고 있다. 사진=김지환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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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준비해도 되겠죠?"
영업을 재개한 뷔페에도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서울 여의도 계절밥상 IFC몰점을 찾은 직장인 한모씨는 "오늘부터 뷔페를 이용할 수 있다고 들어서 왔다"며 "아직은 예전보다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고 했다.
CJ푸드빌은 계절밥상 여의도 매장을 비롯해 빕스 등 수도권 지역 40여개 매장의 뷔페 영업을 재개했다.
이랜드그룹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이랜드이츠는 13일부터 애슐리와 자연별곡 등 수도권 지역 매장의 운영을 재개할 방침이다. 신세계푸드의 한식 뷔페 올반과 해산물 뷔페 보노보노는 오는 15일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매장에 수도권에 몰려있는데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없어 너무 힘들었다"면서 "다시 영업을 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시내 재래시장에도 활기가 돌았다. 상인들은 손님이 평소보다 크게 늘진 않았다면서도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남부시장에서 떡가게를 운영하는 염모씨(50)는 “평소보다 사람이 조금 더 많이 왔기에 ‘어 조금 팔리네’라고 생각하기는 했었다”면서 “평소와 똑같은 양을 만들었는데 앞으로 (판매하는 양을) 조금 더 늘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복궁역 먹자골목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씨(40대·여) 역시 “단골들이 그러는데 1단계 되면 회사들도 법인카드 (쓸 수 있는) 액수가 늘어나고 한다고 하더라”며 “전처럼 북적북적 해지고 하면 장사하는 입장에서도 기분이 좋지 않겠나”하고 기대했다.
각종 동호회와 소모임도 약속잡기에 바쁜 모습이다. 한 스타트업에서 유료 모임 운영자로 활동하는 김모씨(31)는 "그동안은 약속잡기 미안한 시기였는데 이번에 나라에서 1단계로 낮춰줘서 마음의 부담이 한층 줄었다"며 "우리같은 오프라인 모임 기반 업체들은 매출이 눈에 띄게 늘 것"이라고 반겼다.
pen@fnnews.com 김성호 조지민 기자 , 김지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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