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현재 환매 중단 규모만 6조원대에 이르는 사모펀드 사태가 금융권 국정감사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권력형 게이트' 사건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는 라임·옵티머스 관련 의혹들이 집중적으로 다뤄지고 있어 금융권과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오전 금융위원회 국감을 시작으로 금융·감독당국 및 주요 금융기관들에 대한 국감에 돌입했다. 이번 국감에서는 지난해 라임자산운용부터 올해 옵티머스펀드까지 잇따른 사모펀드 사태를 둘러싼 은행이나 증권사 등의 불완전판매 문제와 함께 금융당국의 감독부실 책임 여부가 집중 추궁될 전망이다.
사모펀드(PEF·Private Equity Fund)는 소수의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금을 주식, 채권 등에 운용하는 펀드를 뜻한다. 금융기관이 관리하는 일반 펀드와 달리 '사인(私人)간의 계약' 형태를 가지고 있다. 공모펀드와는 달리 감독당국의 감시를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별다른 제약없이 자유로운 운용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사모펀드는 또 통상 비공개로 투자자들을 모집해 자산가치가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한 이후 기업가치를 높인 뒤 주식을 되파는 운용 전략을 펼친다.
라임운용과 옵티머스 펀드 사태를 면면히 살펴보면 여러모로 닮았다. 모두 사태의 발단은 자산운용사들에서 시작됐다. 공통적으로 사모펀드 운용 과정에서 투자자들과 한 사전 약속과 달리 부실자산에 투자해 큰 손실을 안긴 투자사기 혐의를 받는다.
라임운용사태는 운용사가 부실 운용을 숨긴 채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아 대부업체 또는 부실기업에 투자했다가 환매가 중단된 사건이다. 옵티머스의 경우 투자자들로부터 안전한 공공기관 발주 관급공사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고 속여 돈을 끌어모아 피해가 커졌다. 투자자들은 "안전 자산에 투자하며, 연 3% 안팎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에 투자금 맡겼다. 피해 규모는 라임이 1조6000억원, 옵티머스는 5000억원에 이른다.
사모펀드가 투자자들로부터 수많은 자금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수익률 때문이다.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수익을 얻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사모펀드 운용사들 역시 이런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했다. 예금과 마찬가지로 원금손실 위험이 없는 것처럼 선전하고, 은행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을 제시하면서 투자금을 끌어 모았다.
최근에는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가 단순 펀드사기 사건을 넘어 여권 인사들의 이름까지 거론되는 '정치 게이트'로 번지고 있다.
지난 8일 라임자산운용의 배후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재판에서 "지난해 7월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통해 당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옵티머스 펀드 사건과 관련해서는 내부 문건에서 민주당 등 정ㆍ관계 인사 20여명의 실명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이재명 경기지사를 만나 인허가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채동욱 전 총장은 "이재명 지사를 만난 것은 맞지만 사업 논의를 한 적 없다"고 해명했고, 이 지사 역시 "질의나 청탁을 들은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날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라임 사태에서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등장했다"며 "대통령의 측근 그리고 정권의 실세들이 권력을 사유화해 잇속을 챙기는 '권력형 게이트'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고 꼬집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