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차 코로나19 대응 당정청회의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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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6000억 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의 전주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8일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전 대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전 대표를 통해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라임 사태'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은 이미 지난 7월 경 이같은 정황을 포착하고 강 전 정무수석에 대한 조사 필요성을 인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석연치않은 이유로 강 전 수석에 대한 수사가 진척되지 않았고 지난 8월 검찰 간부 인사가 단행되며 수사팀이 전면 물갈이되면서 수사가 흐지부지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법조계에선 김 전 회장 등 피의자 측에서 검찰 수사 과정에서 강 전 수석에 돈이 전달된 정황을 '카드'로 활용하려했으나 강 전 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뤄지지 않자 법정에서 '폭탄 발언'을 터트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8일 머니투데이 더엘(theL)의 취재를 종합해보면 '라임 사태'를 수사해왔던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김 전 회장을 비롯해 사건 관계인들과 수차례 압수수색 과정 등을 통해 강 전 수석에게 수천만원의 돈이 전달했다는 정황을 파악하고 강 전 수석에 대한 수사 방안을 검토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강 전 수석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등 여권 관계자들이 동남아시아 골프 접대와 양복 선물, 수천만원 단위의 돈을 건네받았다는 물증 또한 상당 부분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 측 사건 관계인들로부터 이와 관계된 진술 또한 일부 나와 수사팀 내부에선 이들 여권 관계자에 대한 강제수사가 곧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었다는 후문이다.
실제 수사팀은 지난 7월 말 김 전 회장으로부터 80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이상호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해 구속수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어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에 대한 소환 조사에 착수해 여권 관계자들에 대한 김 전 회장의 로비 정황을 본격적으로 수사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로비 대상 명단 중 강 전 수석의 이름 역시 확인했다고 한다. 그러나 기동민 의원은 서울시당위원장 선거를 이유로 소환 조사를 9월 이후로 미루면서 수사 진척이 더뎌졌다. 검찰 내부에선 강 전 수석에 대한 수사가 어떤 이유에선지 막히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수천만원대의 금품을 건네받았다는 정황이 확보됐음에도 이를 뒷받침하는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추가로 요구하는 지시가 계속 내려졌다는 것이다.
지난 8월 검찰 고위 간부 인사 직전에 송삼현 전 서울남부지검장이 사표를 낸 것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았던 것으로 지적됐다.
수사 과정에 밝은 한 법조계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은 이대로 재판을 받으면 최소 10~15년형을 받게 되는 상황"이라며 "거물급인 청와대 고위 관계자를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패로 생각했는데 검찰 수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자 법정에서 승부수를 던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환승)에서 열린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전 대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전 대표가 내일 청와대 수석을 만나기로 했는데 5개가 필요하다고 했다"며 "5만원짜리 다발을 쇼핑백에 담아 5000만원을 줬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대표가 인사를 잘하고 나왔다고 했다"며 "금품이 (강 전 수석에게) 잘 전달됐다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강 전 수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라임 사건 김 전 회장이 재판 도중 진술한 내용 중 저와 관련된 금품수수 내용은 완전한 사기날조"라고 주장했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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