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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를린 거리에 설치된 소녀상 비문을 읽는 시민들
독일 수도 베를린 당국이 도심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철거를 명령했습니다.
베를린 미테구는 지난 7일 소녀상 설치를 주관한 한국 관련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에 오는 14일까지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습니다.
미테구는 자진 철거를 하지 않을 경우 강제 집행을 하고 이에 대한 비용을 코리아협의회에 청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테구는 철거의 이유에 대해 사전에 알리지 않은 비문을 설치해 독일과 일본 간의 관계가 긴장이 조성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일본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전쟁 시 자행된 여성에 대한 폭력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동상 설치에 동의했는데, 비문이 한국 측 입장에서 일본을 겨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테구가 한국과 일본 사이의 갈등을 일으키고 일본에 반대하는 인상을 준다"면서 "일방적인 공공장소의 도구화를 거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비문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아시아·태평양 전역에서 여성들을 성노예로 강제로 데려갔고, 이런 전쟁 범죄의 재발을 막기 위해 캠페인을 벌이는 생존자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는 짧은 설명이 담겨있습니다.
미테구청의 철거 공문은 최근 일본 정부가 독일 정부에 베를린 소녀상을 철거해달라고 요청한 뒤 며칠 지나지 않아 나왔습니다.
코리아협의회의 한정화 대표는 "우선 미테구와 대화를 통해 설득할 것"이라며 "기자회견과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대표는 "코리아협의회가 독일에서 위안부 문제 등 전쟁 시 여성에 대한 폭력 문제를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해왔는데 '공공장소를 도구화했다'는 지적은 가슴 아프다"고 덧붙였습니다.
코리아협의회는 현지에서 연대해온 50여 개 시민단체와 협력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사진=연합뉴스)
김용철 기자(yck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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